도둑들

by 김준완


도둑들이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사라진 엄마의 희미한 얼굴을 뒤지고 있었다

기억하기 싫어 비워둔 나의 몸은
엊그제 스쳐 지나간 뱀의 눈만 알아보고

도둑들이 가지를 옮겨 다닐 때
나는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가지 끝이 잠깐 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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