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서비스 디자인에 적용해 보기로 마음먹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변신 합체 로봇이었다.
아이언맨처럼 강력한 로봇 팔과 다리를 몸에 부착하고, 슈퍼히어로처럼 궁극의 기계를 조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람들과의 협업이 필수지만…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서비스 디자인은 협업이 근본적인 DNA를 이루고 있다. 매일 다양한 부서 동료들과 협업하여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일을 하지만, 이번 실험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시작할 수 없었다. 기업들이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보니, 업무 환경에서 선뜻 실험을 제안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았다. 회사 업무에 AI를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여러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을뿐더러, 데이터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실험 환경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 실험은 소규모로 진행하기로 했다.
고민 끝에 인간 서비스 디자이너 한 명, 그리고 AI 어시스턴트들로만 이루어진 소규모팀을 구상해 봤다.
마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같은 설정인데, 첨단 기술을 도입한 느낌이랄까?
나의 강점과 약점 분석하기
AI 도구를 활용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아봤다. 게임 속 캐릭터처럼, 내 강점과 약점이 그래프로 보이는 느낌이었다. 서비스 디자이너로서 잘하고 있는 부분은 어디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어딘지 고민했다. 생각해 보니 몇 가지 분야에서 좀 더 도움이 필요했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통해 어떤 AI 도구가 나를 도와줄 수 있을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필요한 AI 어시스턴트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작가 겸 편집자
- 페르소나, 이야기, 비주얼 아이디어를 떠올려줄 크리에이터
- 고객 여정 흐름을 잘 짚어내고 문제 해결을 도와줄 수 있는 논리적 사고자 (thinker)
-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적 결정을 도와줄 전략가
어시스턴트 리스트가 어느 정도 길어지니까 내가 점점 더 강력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거대한 조종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AI 어시스턴트들이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뿌듯하게 지켜보는... 몇 번의 클릭과 조정만으로도 복잡한 작업이 순식간에 완료되고, 나는 그 결과물만 검토한 뒤 간단하게 승인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 할 일을 깔끔하게 끝내는 상상이 계속 떠올랐다.
약간의 금전적인 투자하기
아이언맨 슈트처럼 든든한 어시스턴트가 생긴다면, 기꺼이 월 구독료를 내고 똑똑한 버전의 ChatGPT Plus를 사용할 수 있다. 월 20달러라는 가격이 살짝 부담되지만, 눈을 딱 감고 구독 신청을 했다. 우선 한 달만 경험해 보고, 그 후에 구독을 연장할지 말지 결정해야겠다. 자, 이번 실험의 가장 비싼 투자까지 완료했다. 이제 어시스턴트를 발굴할 일만 남았다.
상상만큼 편하게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AI 어시스턴트를 내 작업에 도입하고 싶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효율성을 결합하는 것, 서비스 디자인의 미래에 위대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