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 #1
빈 집을 찾았다
당신은 길을 잘 찾는 사람이니까
창문이 많은 폐허였다
빗물이 흘러들어왔다
빗물이 발가락까지 밀려들어오는 거리를
거짓말 하는 속도라고 했다
단호하게 닫힌 입처럼 창문이 고요했다
고요가 긴 복도를 만들어내고,
느리게 걷다가 귀머거리가 되었다
당신을 더럽히는 욕설을 내뱉고도
가짜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가끔 사랑에 대해 얘기하면
우산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벙어리가 되어도 말을 찾아 헤매지 않았다
우리는 길을 잘 더듬는 사람들이니까
빗물 아래로
하얗게 불은 발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