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위기의 시대, 2024년도 10 도전과제와 미래대응방향-과제8
가족돌봄(family care)에서 사회돌봄(social care)으로 바뀌면서 돌봄인력의 확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돌봄인력은 아동돌봄인력, 간병인력, 노인돌봄인력 등 연령대별로 다양하게 필요로 한다. 간병인력은 병원이나 요양원에 있는 환자들의 간병을 위해 필요하며, 노인돌봄인력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로 한다. 아동에 대한 공적돌봄 체계가 비교적 잘 잡혀있으나, 아동돌봄인력도 영유아나 아동 돌봄 인력수급의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첫째, 고령화로 간병인력의 부족문제이다. 노인환자가 많아지면서 간병인력의 수급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자료(‘23.12.21.)에 의하면 2020년 기준으로 요양병원 간병인은 약 4만 명인데, 외국인이 46%이며 대부분 중국인이다. 간병인의 연령분포는 60대가 63%, 70대가 25.4%에 달하며 간병인의 고령화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간병인의 성별 비율도 여성이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간병영역에도 전통적인 성별 역할이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간병 도우미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개인 가계에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는 2.7%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21년에는 6.8%, 2022년에는 9.2%, 그리고 2023년에는 9.3%로 상승하였다. 또한 수도권 요양병원에서 하루 간병비는 통상 15만 원 수준으로 모두 비급여 항목으로, 100% 본인 부담이기 때문에 간병 도우미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개인들이 큰 부담이다.
공적 지원의 미비로 사적 간병과 사적 간병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간병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사적 간병비는 2008년에 3.6조 원이었으나, 2018년도에 8조 원, 2022년에는 10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사적 간병(상급종합병원과 요양병원 각각 75.3%와 74.8%)에 의존하고 있다. 간병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간병인을 구하기도 어렵고 서비스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한다. 보건복지부도 간병비 부담의 심각성을 알고, 건강보험이 가능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대폭 확대하여 2027년까지 400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민 간병비 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했다(2023.12.21.). 그러나, 향후 간병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간병 종사자는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심각한 간병인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노인복지를 위한 노인돌봄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인구도 2000년에 337만 명(인구대비 7.2%)에서 2023년에 944만 명(인구대비 18.2%)으로 증가하고, 2050년에 1,891만 명(인구대비 40.1%)으로 급증하게 될 전망이다. 고령인구가 이렇게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노인돌봄 인력 조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의 경우, 2015년 21.7만 명에서 2021년 41.6만 명으로 6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증가하였다. 인력확보를 위한 처우개선 및 제도적 개선을 생각해야 한다.
셋째, 양질의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돌봄인력 부족이다. 영유아 시기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돌봄을 제공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방과후 돌봄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한 국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직장인을 위한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을 돌보기 위해서는 공적돌봄 이외 다양한 돌봄 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부모가 직장에 다닐 경우,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 가족을 통한 자녀 돌봄을 해결해 왔다. 이제는 가족돌봄의 한계로 시장을 통한 돌봄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공적돌봄 서비스를 위한 인력도 필요하지만, 개인별로 필요한 돌봄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한 경우는 퇴근 전에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할 때이다.
2023년 9월 미국 뉴욕시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 오후 3시경 인조잔디가 깔린 주변 공원운동장을 갈 기회가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진학 진전 아이들이 100여 명 정도 나와서 놀고 있었다. 축구 강의, 볼 던지기 등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마다 데리고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40~50대 정도 되는 흑인 여성들이었다. 자기 손자나 자녀들일 거라고 생각도 했지만, 금방 돌봄인력으로 고용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돌보는 아이들이 백인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린이집 등을 통한 공적돌봄 체계가 비교적 잘 되어 있다. 그러나, 장시간 근무 및 출퇴근 시간 등으로 인한 틈새 돌봄인력은 갈수록 더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육교사의 처우 문제로 양질의 교사 확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돌봄인력은 사회복지제도가 발달하고 사람들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사회돌봄으로 전환됨에 따라 갈수록 더 많이 필요하게 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 시기에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첫째, 돌봄인력의 처우개선이다. 노인돌봄, 간병 등 돌봄분야는 어렵고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적절한 처우개선 등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임금 인상, 근무 조건 개선, 정신적 지원 프로그램 제공 등 돌봄인력의 처우를 개선하여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현직 돌봄인력의 이직률을 낮추고 새로운 인력의 진입을 유도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둘째, 외국인 인력의 적극적 활용이다.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나, 생산연령인구는 급감하게 됨에 따라 돌봄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법무부 통계에 의하면 간병인 업무가 가능한 조선족 여성 체류자(F4 비자 발급자)가 2013년에 7.7만 명에서 2021년에 17.2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조선족 중에 한국에 와서 취업할 대상이 줄고 있고, 중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2019년 이후부터는 감소하고 있다. 조선족에 대한 추가 유인을 검토하고, 다른 외국인도 함께 대학진학 등과 연계된 추가 유입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셋째, 첨단기술 활용 및 서비스 혁신이다. AI 및 로봇기술을 활용하여 인력 부족을 보완해야 한다. 기술적 도움으로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 돌봄인력이 보다 전문적이고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독거노인에게 AI 대화형 효도로봇을 제공하여 고독문제와 원격 건강관리를 동시에 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