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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호 Oct 18. 2024

10년 만의  중국 방문, 달라진 것이 많네요

베이징 방문 후기


10년 만에 다시 찾은 베이징은 이전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10년 전에는 여기저기 개발 필요성이 커 보였으나, 이번 방문에서 느낀 것은 주요 거리는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씩 보도록 하자.


1. (서우두 공항)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 먼저 그 크기와 웅장함이 눈에 들어왔다. 넓고 높게 설계된 공항은 자연 채광을 잘 활용해 밝은 분위기를 자아냈고, 투명 유리를 사용해 외부 풍경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한자의 기원을 체험할 수 있는 한자문화체험관은 중국의 역사적 깊이를 잘 보여주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공항의 분위기가 다소 아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건축물들이 대체로 크고 웅장하지만, 실내는 약간 어색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느낌이 들었다.


서우두 공항 모습


2. (공항 도로) 공항에서 시내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 고속도로의 깨끗함이 눈에 띄었다. 과거에는 도로 주변에 지저분한 것이 많았고 잘 정돈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잘 정리되어 있었고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주기적으로 청소가 이루어지는 듯했다. 2008년 올림픽을 위해 새롭게 조성된 도로로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되는 듯했다. 도로뿐만 아니라 시내의 가로수도 잘 관리되고 있었는데, 이는 도로 청소와 가로수 물 주기가 수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인의 설명도 있었다.


3. (맑아진 공기) 베이징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 중 하나는 공기의 질이었다. 10년 전에는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매연으로 눈이 따갑고 숨쉬기 힘들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그런 현상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비록 방문 전에 비가 자주 내려 공기가 깨끗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이 분명했다. 지인들도 전기차의 보급이 대폭 확대되고, 환경 단속이 강화되면서 공기 오염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도시 곳곳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클린 에너지를 강조하는 포스터가 보였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4. (자전거와 오토바이) 베이징 시내에서 또 하나 눈에 띄었던 것은 길가에 줄지어 주차된 자전거와 오토바이들이었다. 특히 파란색의 '헬로추싱'이라는 공용 자전거가 대규모로 주차되어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공공 자전거와 비슷하지만 그 규모가 훨씬 컸다. 과거에는 과잉 보급으로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주요 3개 업체가 운영하며 교통수단으로 잘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지인들도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그 편리함을 강조했다.

베이징 거리에 있는 자전거 정차장


5.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 부근은 우리나라의 올림픽 공원과 매우 흡사했다. 축구장과 실내 경기장들이 여러 곳에 세워져 있었고, 그 주변에는 잘 정비된 공원과 건물들이 즐비했다. 호수를 끼고 조성된 올림픽 공원은 매우 크고, 도로는 직선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사무공간과 아파트 단지들도 주변에 들어서 있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올림픽 아파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아파트 가격도 상당히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6. (영어 소통) 최고급 호텔에서도 직원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도시락을 사전에 주문할 때도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메뉴판을 보고 설명하거나 손짓발짓을 써야 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영어를 잘하지 못했고, 중국어 중심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 이 점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7. (호텔 식사) 호텔 뷔페에서 아침 식사를 하며 느낀 것은 메뉴가 중국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튀김 요리와 만두는 풍부했지만, 빵의 맛과 질은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빵은 투박한 모양이었고, 맛도 크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케이크 같은 디저트도 종류가 많지 않았고, 커피 역시 양은 많지만 맛은 밋밋했다. 지난달 케냐에서 맛본 빵과 커피가 훨씬 세계적인 수준이었으며, 그에 비해 중국의 빵과 커피는 확실히 뒤처진다는 느낌이었다. 또한, 호텔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였다. 아침에 번잡한 뷔페식당에서 제치기와 부딪힘이 빈번했고, 제가 식사 중일 때 제 식탁에서 말도 없이 휴지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8. (한중 관계) 마지막으로 도로에서 현대 자동차를 거의 볼 수 없었다. 10년 전만 해도 영업용 택시 대부분이 현대차였지만 이제는 찾기 어려웠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 베이징 주재관의 말에 따르면, 한때 10만 명에 달하던 베이징의 한국인 수가 현재는 8천 명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한국인 식당과 학원 등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지난 30년 동안 엄청난 교역 증가, 사업 확대 및 교류가 확대되어 왔으나 이제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 팔 물건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한다. 중국과의 교류와 경제적 관계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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