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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호 Jan 21. 2024

한중일 100년의 인구역사, 축소지향 도돌이표 역사?

[분석 2] 한중일 3국의 인구위기와 미래전략 

세계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역사적인 인구 변화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 이러한 현상은 주요 선진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이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 세 나라의 인구 변화는 단순한 숫자의 변동을 넘어서, 국가의 경제, 사회, 심지어 글로벌 무대에서의 역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렁이는 한중일 3국의 100년 인구역사


한국, 중국, 일본은 지난 100년 동안 인구 증감의 큰 굴곡을 경험했다. 이들 국가의 인구 변화는 높은 출산율에서 출발해 저출생과 고령화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한중일 3국의 인구역사 100년을 살펴보면 매우 유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총인구가 100년 만에 매우 빠르게 증가하다가 다시 크게 감소하고 있다. 100년 만에 원래 인구로 다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시기인 정점도 거의 중간연도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국은 1973년부터 2073년까지, 중국은 1980년부터 2080년까지, 그리고 일본은 1962년부터 2062년까지 인구 증감의 큰 굴곡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기 동안 각 국은 높은 출산율에서 출발해 저출생, 고령화라는 인구의 대변동을 겪고 있다. 한중일 3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구가 크게 증가하여 출생억제정책을 시행하였다. 출생억제 정책의 효과 등으로 출생률이 너무 낮아져 출생억제 정책을 폐지하고 저출생 극복정책을 적극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영향으로 저출생 극복정책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저출생 현상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 저출생의 가속화는 총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2021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일본은 2011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중국은 2022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세나라 모두 저출생과 고령화의 가속으로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도는 다르지만, 인구가 증가한 후 감소하여 100년 만에 인구가 같아지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인구정점에서 축소지향으로 도돌이표 역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력 부족, 경제 성장 둔화, 사회 보장 체계에 대한 부담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도전을 야기했다. 총인구 모양이 3국 모두 비슷한 종모양을 하고 있다. 



한국의 100년 인구역사 : 1973년~2073년


한국 인구가 100년 만에 같아지는 100 인구역사는 <그래프 1>과 같이 1973년부터 2073년까지이다. 1973년 인구는 3,432만 명이었으나, UN 예측에 의하면 100년 후인 2073년 인구가 거의 비슷한 3,474만 명이다. 100년 만에 총인구가 같아지면서 원래의 인구가 된 것이다. 인구정점도 거의 중간연도는 2020년에 되었다. 2020년 총인구(실적치이므로 한국정부 통계 사용)는 5,183만 명(UN 통계, 5,186만 명)이다. 이후 2021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시기에 이른 것이다. 인구의 감소폭도 갈수록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합계출산율도 인구변화에 따라 잘 나타나 있다. 합계출산율이 1973년에 3.89명이던 것이 2022년에 0.78명(한국 정부 실적치임. UN은 0.87명으로 제시)으로 극초저출생 수준으로 내려가서 언제 저점을 지나갈지 모를 지경이다. 2073년에는 1.77명으로 약간 증가할 것으로 UN은 전망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가임여성 수가 대폭 줄었기 때문에 출생아 수는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래프 1> 한국의 100년 인구역사(1973년~2073년): 총인구와 합계출산율

총인구가 감소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학령인구의 감소, 군 병력자원 부족,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 지방소멸, 과다 인프라 설비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간 확장과 성장 일변도에 익숙한 사람들이 인구가 감소함에 따른 축소지향의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 과잉 학교시설과 교직원 문제, 국방력 유지를 위한 병력확보 문제, 경제규모에 맞는 생산연령인구의 확보 문제 등 인구가 줄면서 견디기 어려운 문제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질 것이다.  


한국은 고령화 수준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8년 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 14.3%)에서 2025년 초고령사회(20% 이상)로 7년 만에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1973년 3.6%에 불과했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이 중간시점인 2023년에 18.4%, 2073년에 46.6%로 높아져 3국 중 가장 높고,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고령화 국가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수명은 보건의료 환경개선,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1973년에 63.8세에서 2023년 84.1세, 2073년에 90.0세로 늘어날 것이다. 지금까지는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어났으나, 향후에는 서서히 늘어날 것이므로 초저출생에 의한 인구 감소폭이 더 커서 총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그래프 2>  한국의 100년 인구역사(1973년~2073년): 고령화율과 기대수명



중국의 100년 인구역사 : 1980년~2080년


중국의 100년 인구역사는 <그래프 3>과 같이 1980년부터 2080년까지이다. 1980년 중국의 인구는 약 9.75억 명이었으나, UN 예측에 따르면 100년 후인 2080년에는 인구가 약 9.79억 명으로 거의 같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0년 동안 인구가 급증했다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하여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현상을 보여준다. 중국은 한일보다 인구증가 속도가 빨라 중간시기 이전인 2021년에 14.12억 명으로 정점(실적치이므로 중국정부 통계 인용, UN은 2022년 14.26억 명을 정점으로 추정)이 되었다. 2022년 인구감소에 이어 2023년 인구도 14.1억 명으로 감소하였으며 이후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UN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도 2023년부터 중국에서 인도로 바뀐다고 전망했다. 


  <그래프 3> 중국의 100년 인구역사: 총인구와 합계출산율


출산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합계출산율은 1980년에 2.74명에서 중간시기인 2030년에 1.27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과 그 이후의 인구 정책 변화, 그리고 사회경제적 변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을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실시하였고, 2016년부터 두 자녀 정책실사, 2021년부터 세 자녀 정책으로 변경하였다. 한 자녀 정책에 따른 저출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억제정책을 완화하고 있고, 이제는 저출생에 따른 극복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도남희, 2019). UN은 2080년에 합계출산율이 약 1.7명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가임 여성 인구의 감소로 인해 출생아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구의 감소는 여러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세계 공장으로서의 위상 약화, 세계 소비시장의 매력 상실, 중장기적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 중국의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노년부양비 증가, 공공 지출 증가, 의료 및 연금 시스템에 대한 압박을 증가시킬 것이다.


중국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프 4>에서 볼 수 있듯이 1980년 4.4%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22년 14.9%(실적치이므로 중국정부 통계 활용, UN은 13.7%로 추정)로 고령사회로 되었으며, 2080년에는 42.4%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수명은 보건의료 환경 개선, 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1980년의 64.4세에서 중간시기인 2030년에 80.2세, 2080년에 87.8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평균수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폭이 더 커서 총인구가 급속히 줄어들 것이다.



  <그래프 4> 중국의 100년 인구역사: 고령화율과 기대수명 



일본의 100년 인구역사: 1962년~2062년


일본의 100년 인구역사는 <그래프 5>에서 보듯이 1962년부터 2062년까지이다. 1962년 일본의 인구는 약 9,581만 명이었다. UN 예측에 따르면 100년 후인 2062년에는 9,551으로 감소하여 거의 비슷한 인구가 될 것이다. 이는 100년 동안의 인구 증감에 따라 일본이 경험하게 될 인구 변화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일본의 인구 정점은 2010년에 1억 2,813만 명이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인구 감소 현상은 특히 저출생과 고령화의 심화에 기인한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962년에 2.0명이었으나, 2022년 1.26명(실적치이므로 일본정부 통계 인용, UN은 1.31명으로 추정)으로 감소하였다. UN은 2062년에 합계출산율이 약 1.5명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가임 여성 인구의 감소로 인해 출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인구의 감소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이미 산연령 인구 감소로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이는 일본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공공 지출의 증가, 의료 및 연금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그래프 5> 일본의 100년 인구역사: 총인구와 합계출산율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1962년 5.7%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22년에 29.0%(실적치 이므로 일본정부 통계 인용, UN은 29.9%) 였으며, 2062년에는 38.4%%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고 향후 가속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기대수명은 보건의료 환경 개선, 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1962년의 68.6세에서 2020년대의 84.86세, 2062년에는 89.7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대수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폭이 더 커서 총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래프 6> 일본의 100년 인구역사: 고령화율과 기대수명




한중일 3국의 2022년 인구대비 향후 인구비중 변화


한중일 3국의 향후 인구변화 상황을 비교하기 위해 2022년 UN이 추계한 총인구 전망치를 바탕으로 2022년 인구에 비해서 얼마나 감소하고 있는지 비교해 보았다. 한중일 3국 모두 향후 인구감소 비율은 유사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7>과 같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2080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세부적인 변화상황을 보면 정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은 인구감소 정도가 가장 빠르나, 초기에는 일본과 중국의 사이의 중간 수준이나 2070년 이후 감소폭이 커져 가장 낮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은 2022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므로 상대적으로 감소정도가 한국과 일본보다 적은 수준이다. 일본은 2011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감소폭이 초기에 높고, 2070년 이후에는 한국보다 감소비율이 낮게 된다. 향후 한중일 3국의 인구감소 추세는 국가 차원에서 뿐만아니라 동북아와 전 세계 차원에서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다. 국가차원의 인구 감소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 기업 차원의 소비시장 축소에 따른 적응전략, 개인 차원의 고령사회 대응전략이 절실하고, 글로벌 차원에서도 인구감소 극복 및  대응 노력이 동시에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프 7> 한중일 3국의 2022년 인구대비 향후 인구비중 전망


인구감소의 시기에 미래 대응전략


첫째, 저출생 극복을 위한 획기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됨과 동시에 유교전통 사회에서 현대사회로 전환되면서 저출생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결혼과 출산 장려 지원, 보육 강화 등 재정 지원 확대, 일과 가정 양립지원 등 제도와 관행 개선 등이 필요하다. 보다 혁신적이고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 특히, 한국은 무상보육, 아동수당 도입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앞서서 추진하고 있지만 출생률이 가장 악화된 상황으로 신속히 획기적 대책을 추진해야 할 시기이다.  


둘째, 고령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는 고령 인구를 위한 건강 관리 시스템과 재교육 프로그램의 도입을 포함한다. 고령인구의 돌봄 수요와 막대한 재정문제가 발생하므로 이를 최소화하고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산연령인구 한 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는 노년부양비가 100이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므로 이러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국가, 개인 차원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적 활동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 


셋째, AI 기술의 활용을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지금은 1760년대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AI 혁명시대라고 할 수 있다. 산업혁명이 사람의 육체노동을 대체하였다고 한다면, AI 혁명은 사람의 지적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AI와 로봇의 결합은 인간의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통번역사 대체, 전화상담사 대체 등과 같이 일자리 대체도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AI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인들에게 AI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면 AI 에이전트를 활용하여 생산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글로벌 AI 기술경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AI를 활용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적극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넷째, 실버산업의 발전을 통해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른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이는 노년층을 위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포함한다. 노인 돌봄산업, 노인 맞춤 소비산업 등 실버노믹스(Silvernomics)를 만들어 가야 한다. 


다섯째, 인구 감소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여, 고품질 소량생산으로의 전환해야 한다.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됨에 따라 소비시장이 대폭 축소되게 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제품과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경쟁력 유지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여섯째, 글로벌 공동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인구 문제는 국경을 넘어선 세계적인 이슈이므로, 국제 협력과 공동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중일 3국의 인구 변화는 국가적 차원과 세계적 차원에서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AI와 같은 첨단 기술의 활용은 그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인구 감소 문제를 기회로 바라보고,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경로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전략들은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의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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