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
《시경》에 ‘다른 산의 돌이라도 옥을 갈 수 있구나.’라는 시구가 있다. 다른 산에서 나는 나쁜 돌을 가져다가 숫돌로 쓰면 내가 가지고 있는 옥을 가는 데 쓸 수 있다는 말인데, 이 말은 다른 사람의 잘못된 말과 행동을 통해 나는 그런 말과 행동을 하면 안 되겠다고 교훈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설정: 동료가 사장실에 불려 갔다 나왔는데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불평불만을 털어놓는다. 이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가 없는 상태이며, 예정된 시간 내에 일을 못할 지경에 놓이게 된다. 차 한잔 하자면서 나오라고 하고, 담배 한 대 피자고 나오라고 하고, 잠시 할 이야기가 있다고 나오라고 하고, 바쁜데도 틈만 나면 문자를 보낸다. 이를 보다 못해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시도한다.
자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업무 외적인 일은 자제를 해 주기를 바라.
동료: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무슨 말이야! 내가 언제 업무 외적인 일을 말했다는 거지? 나를 뭘로 보고!
자신: 그럼 네가 생각하는 업무 외적인 일이 뭐지? 말해 줄 수 있겠어?
동료: 그거야 개인적인 이야기나 회사와는 관계없는 얘기겠지.
자신: 그렇다면 네가 나한테 사장하고 미팅하고 와서 기분 나쁘다고 이야기한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니?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니?
동료: 거야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지.
자신: 그렇다면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이야기가 정확하게 업무적인 이야기일까? 네가 생각하는 업무적 이야기는 무엇이지?
동료: (잠시 멈칫하다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업무 이야기하다가도 개인적 의견도 말할 수 있는 거 아냐? 친한 동료끼리 너무 팍팍한 거 아니니? (라며 화를 낼 수도 있다.)
"왜? 너도 나한테 이렇게 이야기하잖아. 이렇게 대화하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
나는 코를 골아도 잘 자지만, 내 아내는 코골이 때문에 잠을 못 자서 늘 피곤하다. 혼자 살았을 때는 코를 고는 것이 건강상 염려는 되었어도, 크게 분란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같은 이불속에서 잠을 자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았던 나의 코골이가 아내에게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였다. 나 또한 코를 고는 문제로 늘 죄인처럼 살아간다. 죄가 없던 인간이 죄인이 되어버린 셈이다.
평상시 일을 하면서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원장이 새롭게 바뀌면서 업무 시간에 대해 간섭이 심해졌다. 여전히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려는 자신은 원장에게 적이 되어 있었고 심지어 죄인처럼 대우를 받고 있다.
늘 자신은 객관적이고 남을 배려하며 완벽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자신이 말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혼자 있을 때는 당연히 말이 없다가도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그동안 묵혀 두었던 말들을 배설하듯이 쏟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늘 객관적이고 남을 배려하며 완벽하다고 믿는다. 만일 객관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안다면 그렇게 말이 많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완벽하다고 믿는다면 주위에 자신을 따를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 객관, 배려, 완벽은 그 사람의 먼발치에 있는 바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