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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3. 2019

뒤늦게 공부하는 법

분석하며 완독 하기

뒤늦게 공부에 습관을 들이고 나름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된 계기가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인데, 뒤늦게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나는 시간을 두어 집중하는 시기를 가졌었다.


때는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시점인데, 이전까지 했던 전자사전과 같은 전산언어학이 아닌 노인운전자에 대한 연구인 인지심리와 인간공학 분야로 연구를 갈아탔었고,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어야 했고, 전공서에서 전공 원서를 다시 봐야 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은 정말 막막했다.

일단 필요한 서적을 구입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뭔 소리여?


이게 나의 첫마디였다.

전공 내용을 바꾸고 박사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꼬박 1년 반이 걸렸다. 1년 반에 걸쳐 공부를 해서 논문을 썼다고 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이상 기간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나를 지도했던 교수님 두 분과 내 옆을 지켜봐 준 내 아내는 알고 있다.

사실 나에게는 다른 사연이 있어서 공부에 미치지 않으면 안되었던 그런 시기를 겪고있었다. 그리고 정말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치도록 공부했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학위를 취득했고, 그 기간의 나의 경험은 뒤늦게 공부에 대한 새로운 습관과 공부라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가장 힘들었던 공부는 역시나 영어로 된 원서였다.

나는 먼저 기본으로 알아야 할 전공서와 한국어로 된 전문서 5권을 2달간 집중해서 봤었다. 한 권의 책을 다 보는 데는 꼬박 2주가 걸렸다. 그리고 정말 모르는 부분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5권의 책을 5번씩 반복하여 2 달 안에 끝을 맺었다. 5권의 책 중에서 처음 2권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나머지 3권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금세 읽어 내려갔다.

이어서 내가 앞으로 연구할 내용과 연계된 중요 원서를 나의 연구를 도와주셨던 교수님께서 추천하여 보기 시작하였다. 당시에 영어 단어도 많이 부족했던 탓에 한 권의 책을 완독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이 또한 2개월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한 권을 완독 하면서 메모해 두었던 것을 참고해서 다시 반복하는 데 1개월이 걸렸고, 완전히 이해하는 데 1개월이 더 소요가 되었다. 완전히 이해하는데 걸렸던 마지막 1개월은 같은 책을 3번 더 완독 했다. 그렇게 1년 6개월 중에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늦은 나이에 전공까지 바꿔가며 공부했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어로 된 전공서 5권과 영어 원서 한 권의 책을 완독 하자 이다음 자료는 손쉽게 종잇장을 넘길 수 있었다.


6개월 동안 밥 먹는 시간, 자는 시간,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하고 하루에 꼬박 12시간을 투자하여 책과 씨름을 했었다. 결혼을 하고 난 뒤에 준비하던 공부라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아서 스스로 머리를 책상에 박아가며 했다. 게다가 처가살이를 해서 새벽까지 공부할 때면 새벽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시던 장모님께 적잖이 눈치를 봤어야 했다. 당시 난 가능성이 없는 사위였기 때문이다. 방문이 열리면 최대한 조용하게 가끔은 불을 끄고 잠을 자는 척했었다.


6개월의 집중 학습을 한 뒤로는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완독의 마법인지 내가 보는 책이나 저널, 원서에 담긴 내용을 전과 달리 쉽게 요약하고 이해하는 경험을 가졌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6개월 간 열심히 했다가 아니다. 6개월 동안 이전의 나의 나쁜 공부 습관을 바로 잡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흔히 완독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냥 책을 다 읽은 것?

완독을 했다는 것은 토시 하나 빠트리지 않고 다 읽는 것은 물론, 각 챕터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초록을 쓰듯이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내용을 알지 못하고서는 절대 글의 줄거리나 요약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완독을 하는 행위에서 글 내용을 메모하여 줄거리나 요약을 하면 그것들이 싸여서 나에게 힘이 되어준다.

사실 처음에는 줄거리나 요약을 하지 못했고, 그저 책장마다 메모해 둔 포스트잇만 가득했다. 모르는 단어, 모르는 정의, 교수님께 여쭈어봐야 하는 점들로 메모가 가득했었다. 그리고 완독을 했음에도 지난 메모장의 내용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메모해 둔 것을 가지고 처음부터 다시 보는 마음으로 두 번째 원서를 읽는데 다 잊어버렸던 메모장 내용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상당히 빨랐고, 세 번째 원서를 읽을 때도 역시나 더뎠지만 계속된 반복은 결국 모든 내용은 아니더라도 약 80프로 정도는 이해하고 논문 쓰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중요하게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모르는 것에 대해 접근할 때 무식할 정도록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나와 같이 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꼼꼼하게 공부하는 과정은 너무나 지루하고 답답하다. 그리고 나 자신을 매번 시험에 들게하는 괴로움이 함께 한다. 전에 해보지 않았던 공부 방식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는 너무나도 큰 자괴감이 들고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운 적이 많았다.

그러나 기꺼이 짧게는 2달, 많게는 6달의 시간을 소비하는 데 의욕과 열정이 있다면 분명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문학계열에서 이공계열로 넘어갈 때는 상당수의 많은 장애가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을 함양하는 데 있어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더 빨리 소화해 나갈 것이라 본다.


공부하는 데 있어서, 특히 나이가 있어서 생기는 문제는 그저 망설임과 시간이다.

만일 망설임이 없고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꼭 필요해서 공부를 한다면, 거기에 시간에 대한 조급함이 없다면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니 가끔은 시간에 대해 조급함이 득이 될 수도 있다.


분명 늦게 공부하면 부족한 것은 있다. 그건 인정을 해야 한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 좀 더 일찍 공부를 했더라면, 좀 더 일찍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더라면 좋았을텐데다.

공부습관은 정말 무서운 것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습관을 제대로 가졌더라면 뒤늦은 공부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고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봐야 하는 어려움이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어려움을 다뤘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는 데 좀 더 용이하게 접근했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래도 늦더라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더 늦기 전에 해야 하니까. 필요해서 해야 하니까. 


공부에 의한 지식 함양은 어떻게 습관을 들이냐에 따라 나이가 들수록 그 곡선이 급격히 차이가 난다. 보통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공부하는 것을 중단하고 주어지는 새로운 정보만 받아들이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들을 한다. 의외로 보고, 듣고, 단순히 외워서 말하는 것을 공부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그것은 크게 보면 공부겠지만, 좀 더 면밀히 생각해 보면 공부가 아니라 참고한다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제대로 된 공부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물론 주어진 정보를 제대로 분석을 하는 것을 뜻한다.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입수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바탕에 두고 자신의 방법과 남이 제시하는 방법을 토대로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공부 습관 중에서 중요한 것은 완독이다. 그것도 분석을 하며 완독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가짜 뉴스나 올바르지 않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리고 직접 해 봐서 아는데 늦어도 할 사람은 하게 되어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망설임과 조급함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혹여 주변 사람들의 핀잔과 혹평이 두렵다면 더욱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루고 나면  핀잔을 주던 사람, 혹평을 하던 사람.. 모두 어느새 나를 지지하는 열성 팬이 되어 있다는 사실... 

솔직히 말뿐인 그들보다 나은 것은 늦었어도 이룬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뒤늦게 공부해서 뭐하냐라는 질문을... 

그 때 나는 이렇게 답한다.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저는 해 냈다는 거죠. 그리고 그 덕분에 지금 이자리에 있습니다"라고... 


그러니 늦게 공부하는 데 힘을 내는 건 당연하다. 


사람은 10년을 살아보지도 않고 10년을 망설이고 고민한다. 그렇게 망설이고 고민하다 그냥 10년을 지낸다. 

그러지 말고 1년이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에 미쳤더라면 나머지 9년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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