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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4. 2019

공부 계획 7대 3 II

나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할 때

앞에서 의무적으로 기한 내에 마쳐야 하는 일을 할 때 7대 3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항상 남들과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생각할 것들이 많다. 특히 조직에서 일을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 한쪽으로 일이 몰리는 경향이 많다. 이는 남이 짜 놓은 판에 편승하려는 다른 이들의 얄미운 공짜 심리 때문이다. 

그래서 공짜 심리를 방지하고 싶다면 겉에 보이는 일처리와 나 스스로의 일처리를 양분화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으니까. 

사실 사회가 워라벨 워라벨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조직 특성상 워라벨이 주어지기보다는 스스로 워라벨을 찾아야 추구가 가능하다. 어쩌면 7대 3이, 나 스스로 숨쉬기 위해서, 워라벨을 위한 방법일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도 7대 3 덕분에 일을 하면서 여행하기도 쉬기도 했으니까. 

가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7대 3 덕분에 내 논문 실적을 확보할 수 있었다. 


7대 3은 나 스스로의 일을 할 때 게으름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장치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자신이 만든 임의의 공기에 맞춰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전 글에서 말한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일에 집중하여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고 동시에 3이라는 여유기간 덕에 좀 더 완성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나는 주로 내 논문을 쓸 때 이런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논문의 질적 수준에 따라, 또는 논문의 연구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한 편의 논문이 나오기 위해서는 2~3달이 걸린다. 3달이 목표라면 3달을 100으로 잡을 경우,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엔 투고 시점을 놓치고 2달 뒤에 투고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7대 3을 활용하여 나 자신을 조급하게 만들고, 일단 1차적으로 논문을 완성하는 데 목적을 둔다. 나머지 3에서 보완을 하면 되니까. 

나머지 3에 보완이 다되는 이유는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완독에 그 원인이 있다. 1차적으로 논문을 완성했다면 일단 그 논문에 대해서 자기가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즉, 분석하여 완독을 한 셈이다. 이 때문에 보완 작업은 오히려 더 쉽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은 필연적인 과정으로 한 번도 나를 배반한 적이 없었다. 재차 언급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완성이다. 1차 완성이 곧 완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해 공부하고자 한다면 이 또한 7대 3 방법이 유용하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처음 마음가짐과 달리 새로운 공부를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부분 언제까지 봐야지 정도의 계획만 잡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상세하게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유 있는 상세한 계획이다. 즉, 7 안에 상세한 계획을 짜두고, 부족하면 나머지 3에서 보완하면 되기 때문이다. 


바쁘지만 여유가 있는 계획이 완성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한 예로, 시간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내가 모셨던 교수님 덕에 하게 된 강의로 강의제목은 "국제 소비자론"이었다. 수업 결정이 대개는 방학 전에 나기 때문에 나에게는 대략 2달의 시간이 있었다. 약 17주에 걸쳐서 주당 3 시수를 수업해야 했다. 단순하게 생각을 해도 중간 및 기말고사를 제외하고 15개의 토픽에 대해 강의였다. 나는 2달의 기간을 두고 7대 3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일단 처음 맡은 과목이라서 꽤나 신경이 쓰였는데, 강의 전까지 1달 반 동안 모든 자료를 다 습득하고 강의자료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만일 2 달이라는 시간적 개념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또는 다른 시간강사처럼 일부만 완성하고 나머지는 강의하면서 준비했더라면 학생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확히 15일 동안 관련 국문 전공도서 3권을 완독 했다. 당연히 완독 하면서 포스트잇을 이용해서 중요한 골자를 따로 표기해 두었다. 

그리고 15일 동안 매일 한 강좌씩 강의 자료를 만들었고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을 다시 공부했었다. 마지막 15일은 만든 강의 자료를 토대로 최근 자료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하여 강의 준비를 마쳤고 남은 15일은 다른 사람들의 강의 자료와 강의 동영상을 보면서 강의 자료를 다듬었다. 

7대 3의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초반에 매우 집중을 많이 하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내일 소풍 때문에 미리부터 짐을 싸던 경험, 

일주일 후에 고대하던 여행을 떠나는 데 미리 여행 짐을 싸던 경험, 

며칠 뒤에 있을 첫 데이트인데 미리 옷과 데이트 코스를 살폈던 경험, 

일을 빨리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식에 서둘러 작업했던 경험, 


미리 준비하고 미리 움직이는 것이 7대 3의 핵심이다. 별 다른 것이 없다. 

그저 조금 더 빨리하는 것뿐이다. 필요성에 의해서든 꼭 하고 싶은 개인적 욕망에 의해서든 간에 미리 조금 더 빨리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내가 거창하게 7대 3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앞 이야기를 보면 무슨 일이든 간에 미리 조금씩 하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다면 왜 굳이 7대 3이라고 구분한 것일까? 


그것은 7대 3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나 스스로를 바쁘게 만들고 싶었던 룰이다. 

어떤 일을 무작정 하는 것보다 7대 3으로 계획하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진다. 주어진 시간에 일을 늘려 놓고 계획하는 것보다 시간을 축소해서 계획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의외로 교육을 받은 사람의 경우, 형식과 틀에 구속되는 경우가 많다.

아는 지인이 경험한 내용을 내가 정리한 내용인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인은 작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하청이다 보니 일할 물량이 불규칙하게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을 쓰는 데 있어서 늘 변동이 심했다고 한다. 

그의 경험은 이렇다. 

원청으로부터 물량이 계획대로 들어오면 일할 사람들에게 계획대로 일을 하게 하고 보수를 주었는데, 가끔씩 일할 물량이 많이 들어오고 기한이 짧게 잡히면 사람들이 알아서 일정을 수정하고 주어진 기한 내에 모든 일을 마쳤다고 한다. 물론 일한 만큼의 추가 수당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특히나 야근의 경우 1.5배의 급여가 책정되기 때문에 종업원들은 매우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그것이야 당연한 것이 아닌가? 보수가 유인책으로 작용했으니 사람들이 즐겁게 일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서 보여주고 싶은 내용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규칙과 룰, 심지어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유인책이 있어서 그리 움직였다고 볼 수 있지만, 사람은 마음먹기에 충분히 계획을 변경해서라도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자의적으로 7대 3의 틀을 만들고 7 속에서 일을 계획해서 자신이 직접 뛰어든다면 사람은 누구나 그 틀에서 일을 열심히 하게 되어 있다. 왜냐면 일을 하는 동안 7이 곳 10이기 때문이고, 머릿속에서 그렇게 판단하고 믿기 때문이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일을 하면서 이 일은 7에 속한 일이고 여분의 3을 의식한다면 거의 실패한다. 해봐서 안다. 

필요해서 하고 싶은 일이라면,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자 한다면 7에 의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미리 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것이 익숙해지면 어느새 체계적이고 부지런한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계획은 상세할수록 좋다. 그 이유는 상세할수록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지고, 일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중간에 망설임이 없어진다. 그리고 상세할수록 책임감과 사명감이 부여되어서 좀 더 몰입하게 된다. 여기에 상세한 계획과 더불어 기간을 좀 더 줄인다면 스스로를 바삐 움직이게 하고 일의 집중력을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7은 행운의 숫자가 아니다. 
반드시 이루게 해주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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