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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4. 2019

공부 계획 7대 3 I

정해진 기간 안에 의무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 때

공부나 프로젝트나 뭐든지 바라고자 하는 만큼 성과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초반에 준비해야 할 것은 계획이다. 어떻게 계획을 짜야만 내가 원하는 바대로 이룰 수 있을까?


내가 쓴 방법은 7대 3 법칙과 THE ONE PAGE PROJECT MANAGER(OPPM)다.

OPPM는 다음번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본 글에서는 7대 3에 대해서만 소개한다.

사실 망설였다. 이런 방법까지 언급해야 하는 마음에...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가정 아래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7대 3 방법을 사용해서 일을 열심히 했고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나를 곡해 보는 사람들에게는 요행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 남들에게 이런 방법을 감히 말하지 못했다. 잘난척 한다고 손가락질 받을까봐서.. 오해 받을까봐서..


분명한 것은 요행이 아니라 나만의 방법을 찾았고 이를 적절히 효율적으로 사용한 것이라 말해 두고 싶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방법을 통해서 가지는 집중력은 매우 강하다고 말을 하고 싶다.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목표로 하는 성과와 공사기간(공기)을 100이라고 생각할 때, 성과목표는 그대로 100으로 두고 공기를 70으로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나머지 30은 여유시간 또는 잉여시간으로 만든다.

한 편의 글이나 논문 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완성하는 기간이 10일 정도 소요가 된다면 7일을 진행 기간, 나머지 3일을 검토 및 수정, 보완기간으로 두면 된다. 또는 일하는 척하는 기간? 나도 좀 쉬어야 하니까.


100의 성과를 이루기 이해서 반드시 10일의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인위적으로 7일 안에 해결하도록 계획하여 진행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 나머지 3일의 시간을 1/N을 해서 7일에 포함시키면 간단한 일이다. 즉, 하루에 8시간 일을 한다면 하루에 3~4시간을 더 추가해서 일을 진행하면 충분히 7일 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서 하루에 3~4시간을 추가로 사용한 적은 드물었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일에 집중을 하면 충분히 10일 안에 해야 할 일을 7일 만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3일이나 줄였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여기엔 사람의 심리적 요인이 포함되어 있다.


관여도

살면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많은 계획을 짜며 살아왔다. 하지만 제대로 이룬 적이 그리 많지 않은 경험 한 둘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주로 멋지게 만들어진 계획표는 책상 앞에 두고 마치 연예인 사진이나 상장처럼 전시하는 경우가 흔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자기가 원하는 계획을 바라는 기간 동안 잘 이루어내는 사람이라면 7대 3 계획법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본 방법은 나 같은 사람? 에게 적당하다.


10일의 일을 7일 안에 해결이 되는 이유는 관여도의 차이이다.

하루에 24시간을 살면서 매일같이 일을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과연 그 일에 대해 온 힘을 다해서 전력하는 시간이 어느 정도 될까를 생각해 보자.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 8시간 일과를 제시하며 이때 일을 합니다 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하루 8시간 중에 평균적으로 4~6시간 일을 한다고 한다. 그 중간에 딴생각(잡념), 웹 서칭, 웹툰, 동영상, 전날의 숙취로 인한 몽롱함, 담배, 커피, 잡담, 회의, 상상, 전화연락, 사랑의 대화, 개인적인 일, 친구와의 통화, 웹 쇼핑, 멍 때리기, 등 다양한 이유로 허비되는 시간이 많다. 물론 이런 시간을 통해서 숨을 쉴 수 있다. 이 정도의 여유라도 없으면 일을 하거나 공부할 때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은 어디에 집중해야 할 때 이런 불필요한 시간은 언제든지 벗어던질 수 있으며, 이미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수긍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시험 전전날부터 시행되는 벼락치기라든지, 마감 일이 얼마 남지 않아 밤을 보낸다든지, 이미 이 세상을 사는 인간이면 다 해 본 일일 것이다. 그렇게 해 보지 않고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분들이 있다면 존경을 표한다. 나는 아직 그 경지까지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무조건 존경한다.

그리고 만일 죽어도 불필요한 시간을 벗어던지지 못하겠다면 그 사람은 이런 방법과 맞지 않다고 말을 전하고 싶다.


어쨌든 이처럼 자투리 시간이 많은데 일에 대한 관여도를 증가시킴으로써 10일 일을 7일 안에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음 한 가지 원칙이 함께 따라야만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7일 안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1차 성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3일을 통해서 Developing 하여 제시간에 완성시키면 된다. 물론 1차 성과물이 만족스럽다면 남은 잉여의 3일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될 수 있다. 7일 간 못했던 자신만을 위한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7대 3 법칙을 따르면 남은 3일은 하루 정도 자신을 위한 날일 뿐 나머지 2일은 결과물을 완성했다는 자신의 순수 애착으로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결국 결과물을 더 알차게 준비한다는 소리다.


즉, 10일에 해야 할 일을 7일로 줄이면서 나 자신의 일에 대한 관여도를 높이고,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나머지 3일은 알아서 쓰는 기간이다. 이렇게 설정해서 계획하면 만일 7일 안에 마치지 못했다면 남은 3일의 여유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결국 외형적으로 10일 안에 끝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공한 셈이니까.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를 하자면 7대 3 방법은 나를 숨 쉬게 하고 동시에 나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BK21사업팀에서 연구교수를 할 때, 사업팀 내 팀장님(교수님)과 다른 교수님들과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사업팀 재선정사업을 준비할 때는 정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재선정이 되어 내가 몸담고 있었던 그 사업팀은 아직도 잘 굴러가고 있다.
재선정 신청서 제출까지 약 90일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고, 그 기간에 준비해야 할 서류는 산더미였다. 그리고 그 일을 나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원래 관련학과 출신이 연구교수를 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다른 전공자가 연구교수를 하게 되면서 그 학과에 적잖이 파란이 많았다. 그래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게다가 처음 일을 하는 사람들이어서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거의 모든 일을 내가 처리해야 했었다. 일은 나 혼자 하고 도와주지 않으면서 회의는 참~~~ 회의할 때마다 달라지는 안건들도 적잖이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나는 7대 3 원칙 아래 3 트랙으로 일을 진행했다.

1 트랙은 내 방식대로 준비하기, 2 트랙은 사업팀장님 방식대로 준비하기, 마지막 3 트랙은 나머지 참여교수들이 바라는 방식대로 준비하기였다.
약 90일이라는 기간을 두고, 참여 교수들에게는 100%에 맞춰서 일을 진행할 것이라 말하고, 사업팀장님께는 70일 안에 1차 보고서를 끝내겠다고 따로 약속을 했었다. 마지막으로 나 스스로에게는 60일 안에 끝내겠다는 계획을 짰다. 그때 사용한 것인 OPP이다.
그리고 각 트랙마다 프로젝트 계획서를 달리 작성해서 제시했었다. 사실 이 부분이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능숙해지면 금세 만들 수 있다. 뭐. ~~~~ 날짜만 바꾸는 거니까.

우선 참여교수들은 말은 많았지만 알차 보이는 내용에 패스, 사업팀장님도 90일에 할 것을 70일에 해결한다니 패스였다. 그리고 내가 60일에 끝내겠다는 것은 최종 결정권자인 사업팀장님을 비롯하여 나머지 참여교수들의 또 다른 수정 보완 요구 때문이다. 어딜 가나 꼭 마칠 때쯤 "이건 아니다 수정하라"라는 지시는 반드시 있으니까.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기한을 정해서 일을 했었고, 다행히 평상시에 정리해 둔 자료 덕에 금세 끝낼 수 있었다.
학교에서 준비하는 기획서 일은 생각보다 사공이 많이 붙게 된다. 이 경우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3개의 트랙으로 구분 지어 놓고 내가 할 일을 별개로 두어 진행하다 보면 산에 가더라도 얼른 다시 바다로 향할 수 있다.

60일을 생각했던 공기는 30일에 끝냈고, 나머지 30일은 열심히 일하는 척? 하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자료만 첨삭하면 끝이었다. 그리고 나는 남는 시간에 내 실적을 위해서 논문 연구를 했었다. 실제로도 재선정 신청서 준비기간 동안 논문을 2개 투고했고, 그중에 1개가 게재가 되었다. 사업팀에서 지원해 주는데 내 실적을 안 만들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50일이 되던 시점에 사업팀장님께 1차로 완성된 자료를 보이고, 이것 저것 수정만 하면 끝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사업팀장님께서도 일단 재선정 신청서가 나왔으니 안도하는 눈치였고, 혼자사 다 했다는 것에 적잖이.... 그 덕분에 인정을 받아서 연구교수 계약기간인 4년을 다 채우고 나왔다.

무엇보다 지금의 사업팀을 재선정에 선정되게 만들었기 때문에 나를 싫어했던 교수들은 여전했지만 더 이상 태클을 걸진 않았다. 굳이 거는 태클이라면 "왜 혼자서 연구를 하느냐?", "대학원생들 관리를 잘해라", "두고 보겠다"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대학원생 논문 실적도 전에는 1년에 한 두 편 나오던 것을 내가 있는 동안 1년 4~6편으로 만들었는데, 약 300% 성과를 만들어 주고 나온 셈이었다. 그래서 그랬나? 4년째 되던 해에는 참여교수들이 많이 봐줬던 기억이 난다. 하긴 곧 나갈 사람인데 뭘 더 바랄까.


개인적인 글이 좀 길었지만 요지는 하나다.

어떤 일이든 내가 하는 일에 7대 3 법칙을 활용하면 웬만한 일을 다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대개는 100의 기한이면 100에 맞춰서 일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기관이나 다른 사람에 연계될 경우 어쩔 수 없이 100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내가 할 부분에 대해서 따로 트랙을 만들어 업무를 진행한다면 나머지 30이 내가 아닌 다른 팀, 다른 조직, 다른 사람에게 여유를 줄 수 있다. 결국 이런 방법은 프로젝트를 내가 바라는 대로 조정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공기를 줄이면 나 자신이 급해지고 집중력이 배가 된다는 사실이다.

굳이 남들에게 당신은 100이라 말하지만 나는 70 안에 해 내겠소이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알면 오히려 남는 기간에 다른 일을 더 시킬 수 있고, 때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오해는 저렇게 간단하게 일할 수 있는데 이제까지 쇼였어?라는 오해다.

정작 공기를 줄여가며 관여도를 높여서 집중해서 만든 일인데 오해를 받으면 억울하지 않을까?


자신의 시간은 자신만이 알고 활용하는 것이 알찬 시간 활용 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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