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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3. 2019

공부를 습관처럼

지금도 공부한다. 매일같이.

브런치에 글을 쓰듯이, 블로그에 글을 쓰듯이.


공부를 습관처럼 하는 이유는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어렸을 때는 습관이 되지 못해서 대학에 들어와서도 올바르게 공부를 한 적이 없다.

늘 수박 겉핥기 식의 공부가 다였다.

치열하게 공부했던 것은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때였을 것이다.

하나를 알기 위해서 메모를 시작했고, 중요한 것을 노트하고, 심지어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서 자료를 정리할 정도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지금도 모르는 것이 생기면 바로 알아보려는 습관이 생겼고, 정말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기본 원리를 모를 경우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나 원칙은 도서관의 책을 통해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에 웬만한 자료는 거의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해결을 하는 편이다.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공부가 습관이 된 것은 바로 "궁금증"과 "기록"이다.

궁금증이 생기면 그냥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충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를 넘기는 사람도 있다.

또는 나처럼 전후 사정을 다 알아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뭐라도 중요한 것처럼 메모를 해댄다.


궁금증은 많은 것에 대해 동기유발을 시키고, 이로 인해 더 많이 알고자 한다.

사실 어떤 사실을 많이 알아서 무엇에 쓸모가 있을까?

옛날에 어떤 사람에게 이런 핀잔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게 메모해서, 그렇게 노트해서 뭐하는데?라고.


사실 이렇게 메모를 해서, 이렇게 노트를 해서 국도 끓여 먹을 수도 없고 돈도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이유는 먼저 내가 그렇게 습관이 들어서 이고, 다음은 메모를 하면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확하게 알아야만 올바른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하는 것은 이미 학술적으로도 효과가 있음을 1979년 폰 레스토프( Von Restorff)가 언급한 바 있다.

(폰 레스토프의 분별의 힘이라 말하며, 어떤 기억해야 할 것이 기억해야 할 다른 것과 구별되면 될수록 주의집중과 기억이 용이하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책에 색칠하기, 밑줄 긋기, 메모하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2018년 8월까지만 해도 나는 학교에서 일을 했었다.

나에게 올바른 정보는 매우 유용하고 중요했다. 왜냐하면 학교 안에서 누군가 "박사님"하고 외치면,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뒤돌아 볼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친한 동생을 만나기로 했는데, 동생이 박사님 하는 바람에 내 주위에 6명 정도가 내 친한 동생을 본 적이 있었다. 모습에 놀란 동생은 순간 말을 못 했던 적이 있다. 즉, 대학 내에는 꽤나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과 대화를 하려면 엉성한 가짜 뉴스와 같은 자료로 대화를 하면 금세 신뢰를 잃어버리기 쉽다. 하다 못해 객관적 근거라도 어디선가 들고 와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겉으로는 표가 나지 않지만 대화 속에 늘 갖춰진 "서비스팩" 같은 것이다. 만일 내가 틀린 이야기를 하면 바로 수정하려는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고 달려든다.


나는 청소년기에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그래서 주제넘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이 말은 건넬 수 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을 공부할 때, 최대한 메모나 노트를 많이 하라고, 그리고 글을 무작성 쓰는 것이 아니라 구조화시켜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을 하고 싶다. 연구자에 따르면, 이런 방법이 7~8배의 기억력 차이를 둔다고 말한다.


문제는 메모와 노트하는 습관이다.


습관화시키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출발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거창하면 거의 백전백패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모양의 포스트잇을 사서 가능한 한 메모할 내용을 거기에 적어서 훈장처럼 책 사이에 두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고 메모를 다시 살펴보면서 메모에 대한 노트를 만들면 효과적이다. 일주일간 포스트잇이 늘어가는 모습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느껴지고, 하나씩 떼어가며 노트에 정리하면서 온전한 자신의 공부 실적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책에는 형광팬 자국만 남아 있을 뿐, 가능한 한 글을 쓰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자기가 공부하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매우 조급할 경우가 있다. 대부분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통해서 그간의 공부 성과를 확인하는 데, 공부에 대한 습관을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우 지루하고 보이지 않는 게임 같아서 조급증만 앞서게 된다.

그래서 메모장을 사용하고 노트를 함으로써 자신의 공부 성과를 가시적으로 느끼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효과가 있다. 그리고 노트의 경우 페이지 수가 많은 노트보다 페이지 수가 적은 노트가 좋다. 그래야 내가 한 실적의 가짓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학회에 논문을 써서 저널에 게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실제 한 편의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약 50~100편의 선행연구를 참고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정작 참고문헌으로 사용되는 것은 적게는 10개 많게는 30개 정도가 다다.

나는 선행연구 자료를 출력해서 뽑으면 반드시 구분 지어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한다. 매우 중요한 것은 적색, 참고만 할 것은 파란색, 마지막 관계가 없는 것은 다른 여타 색으로 표시해 둔다. 물론 자료를 볼 때마다 그 속에 포스트잇으로 메모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색으로 분류된 자료를 구분해서 총 3가지 폴더 만들어 전시해 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붉은색 포스트잇이 있는 폴더에 대해서는 표시한 모든 메모를 서지정보와 함께 엑셀을 열어 기록해 둔다. 물론 기록한 내용을 출력해서 폴더 앞에 붙여두고 다음에라도 볼 수 있게 잘 보관해 둔다.


실제 여기에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정리해서 가시적으로 성과물을 만든 것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그 만족도는 동기부여를 지속시켜 나가고, 논문이 완성될 때까지 중요한 자료집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사한 연구를 할 때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성도 높아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래서 실제 논문을 단시간 내에 많이 만든 적이 있다. 2016년에서 2018년 상반기까지 개인적으로 게재한 논문이 총 13편이 된다.

https://sites.google.com/site/researchbykongsam/updates/my-journal

이게 가능했던 것은 메모와 정리의 힘이라고 말해 두고 싶다.


그리고 나만의 경우일 수 있겠지만, 개인적 경험으로 이런 과정을 2번 정도 실현하면 그다음부터 서는 자동적으로 습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습관은 실제 업무에서도 도움이 된다. 나는 장기간 연구원에서 일을 했었고, 또한 교육 관련 사업팀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나의 메모와 정리 습관이 연구원 및 사업팀에 감사가 있었을 때 그 효력을 100프로 발휘한 적이 많다. 굳이 감사에 대한 소명 작업을 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다시 작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료 스크랩이나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는 방법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만일 내 딸아이처럼 유치원생이라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고,

초등학생이면 스크랩을

중고등학생이면 메모와 노트를

대학생이면 노트와 포트폴리오를

직장인이며 포트폴리오와 글 쓰는 것을 권하고 싶다.


유치원에서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결국 정보를 입수하여 정리하는 방법을 말한다.


결국 이것이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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