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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2. 2019

공부 잘하는 법? 습관과 노출

주위에서 습관에 대해 많이들 언급한다. 그리고 습관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하지만 습관에 대한 인간의 특성을 고려하면 습관이 그리 쉽게 몸에 스며들지 않는다.

정말 하고 싶고 동시에 자기 자신의 즐거움을 동반할 경우,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습관으로 이어진다. 보통 이런 모습은 어른에게서도 쉽게 발견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요가를 하는 것이 자신의 몸에 이로움을 주고 기분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 기꺼이 습관처럼 아침을 요가로 시작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개운하고 향기로운 차가, 어떤 사람에게는 아침의 조깅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아침 담배가.... 이 정도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이해했으리라 본다. 즉, 자신에게 오롯이 쾌락으로 남을 경우, 이 경우 나이가 들어도 선택적으로 자신의 습관화를 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공부하는 것을 습관화 하기란 방금 전에 말하는 자기 쾌락이 기저에 깔린 자기 선택적 습관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유는 공부가 반드시 무한히 자신을 위한 쾌락만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고 난 다음에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실망을 하기도 때론 좌절하기도 한다. 내 딸아이를 지켜보면 그것을 지켜볼 수 있다. 수학 공부를 하고 있는 딸아이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여러 번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었지만, 혼자서 풀다가 틀리기라도 하면 자기 혼자 속상해하며 울기 시작한다. 즉, 알아가는 것은 즐거울 수 있으나 문제를 틀리는 것은 결코 자신을 위한 쾌락이나 행복, 즐거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틀림을 통해서 고통을 맛보는 과정이다.


유년 시절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공부 잘하는 것과 유년시절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 있다.

유년 시절이 공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이유는 유년시절에 공부를 하고 난 뒤 문제를 풀면서 틀렸다는 것을 가장 처음 배우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은 태어나서부터 유치원에 다니는 동안 모두들 왕자님, 공주님이다. 특히 학교 점수가 아이의 능력을 구분 짓기 전이기 때문에 뭔가를 틀려서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통은 초등학교에 가서 2, 3학년이 되는 순간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그 비교 대상에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에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통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이 행복한 순간만을 바라며 공부를 점점 멀리하기 시작한다. 이 외에도 공부를 멀리하는 요소는 많다. 그렇다고 유치원생에게 매일같이 학습지 공부를 시키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습지의 강제적 성격은 아이의 자연스러운 학습 습득력을 반대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서,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가능하다면 3살, 늦어도 7살 때부터 틀린 것에 대해 언급하고 이야기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아무리 어려도 "너 틀렸어"라는 말은 충격이 될 수 있다. 그러니 틀렸다는 단어가 단순히 맞지 않다는 뜻이지 너까지 틀렸어가 아니라는 것을 심어 줘야 한다. 생각보다 어린아이를 붙잡아 두고 문제가 틀릴 때마다 강한 어조로 이건 틀렸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이는 그 말에 울기 시작한다. 속상해서 우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강한 어조로 틀렸다고 이야기를 하니 엄마 아빠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생각까지 포함해서 그렇다.

그래서 공부에 한해서 틀렸다는 말에 대해 무게감을 느끼지 않도록 말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그리고 틀렸기 때문에 문제를 한 번 더 풀어보는 것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또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공부를 하기 싫은 이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의 어린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위해서 다 해준다고 믿는다. 이것은 달리 말해서, 자신의 행동이 어른의 책임이기 때문에 하 싫은 것이 있어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생각을 한다. 어린아이에게 책임감을 논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이미 책임 소재에 대해 미리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아이들 마음에 가장 기저에 깔린 것이 바로 다음의 말이다.

모르면 누가 해주겠지.


이런 마음을 줄이려면 조금은 귀찮더라도 시간을 내어서 주변 일들이나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며, 때론 아이가 잘못을 해서 부모에게 혼이 날 때도 화를 내지 않는 진지한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대화 속에서 뭐가 틀리고 옳은지에 대한 분별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리고 분별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 강제성 보다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교육시키는 것을 권한다. 그러면 문제를 풀다가 잘못 풀었을 경우 틀린 것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고 좀 더 여유를 두고 아이 스스로가 바라볼 수 있으며, 틀렸다고 해서 쉽게 흥미나 용기를 잃지 않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부모가 아이가 틀리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 무엇이든 며칠 정도 공부하고 모든 문제를 다 맞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 어른이 보기에 아무리 쉬운 것이라도 아이에게는 어느 정도 연습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 속에서 학습방법에 대해 일종의 정립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아이에게 매우 힘든 문제라 여기고 대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하면 아이는 틀린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확연히 줄이고, 다시 문제를 풀려고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의외로 부모들 중에 아이가 공부를 잘 못할 경우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더러있다. 그런데 과연 어른인 자신도 어렸을 때 천재마냥 문제들을 잘 풀었을까?


그리고 노출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려해 봐야 한다.

아이가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변의 정보노출이 아이에게 매우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ADHD와 다르며, 훈련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더 통제가 가능해 진다.

개별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은 아이가 초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자신에게 노출되는 정보를 선별해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특히 아이들이 TV 볼 때 Zipping과 Zapping을 하면서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채널을 찾듯이 선택적 주의를 가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행태는 청소년의 경우 학교에서, 일반인의 경우 기업 내 조직에서도 쉽게 지켜볼 수 있다.


어쨌든 어린아이는 노출에 매우 민감하다. 이처럼 노출에 민감할 때, 학습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택적 주의를 발휘하기 전에 공부하는 법을 습관화하면 아이는 공부에 대해서 매우 친숙하게 대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아이에게 스트레스 없는 "틀림"을 반영하고, 가능하다면 노출에 가장 민감한 시기에 학습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본다.


나의 경우에는 아이에게 틀린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말을 한다.

틀려야 한다고, 이제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틀릴 수 있다고... 대신 틀린 것을 계속해서 풀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틀린 것에 대해서 싫어했지만, 어느새 부담보다는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공부하는 것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많이 시킨다. 흔히 어릴 때부터 하는 학습지가 그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어 역으로 공부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

내가 말하는 공부 노출은 학습지 방법을 활용한 것인데 기존에 공부를 위한 학습이기도 하지만, 주로 틀리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게 하는 공부방법이다.

나는 아이에게 틀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 내가 직접 만든 일일학습지를 아이에게 유치원 등원할 때 건넨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작게 만들었고 내용도 적은 메모장 같은 학습지다. 그리고 딸아이가 이미 잘하는 것 중심으로 복습 위주로 문제를 구성해서 준비한다. 그리고 반드시 아이가 어려워하는 문제는 꼭 하나씩 넣어둔다. 이유는 그래야 계속해서 틀리게 만들수 있고, 점차적으로 모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문제를 풀고 틀린 것이 있다면 최대한 목소리는 가볍게, 별거 아니다는 식으로, 그냥 다시 하면 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그런데 아이가 계속해서 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동일하게 대수롭지 않게 틀렸다고 말하고 그냥 넘겨야 한다. 그리고 다음 날 같은 문제를 다시 풀게 한다. 그럼 신기하게도 다음 날에는 틀렸던 그 문제를 맞힐 때가 있다. 그리고 이전에 틀렸던 내용과 새롭게 맞춘 내용을 비교하게 해 준다. 이러면 아이 스스로가 신기하게 생각하며 틀린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여기고, 틀린 것을 맞췄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동기부여를 가진다.  

사실 몰라서 틀리는 것보다 집중을 하지 않아서 틀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전날에 틀렸으나 다음 날 맞췄다는 것은 집중력 차이로 인해 생긴 것이라 보면 된다. 


오늘도 어설퍼 보이지만 아빠가 만든 학습지를 가지고 유치원에 갔는데 아이는 남들과 다른 걸해서 그런지 마다하지 않고 문제지를 들고 등원을 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런 습관화를 위한 공부를 하지 못했다. 주위에 공부를 잘하는 사람도 없었고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혼자서 어른들을 따라 뭔가를 했지만, 그리고 그렇게 하면 공부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습관화로 만들지 못해 늘 겉핥기식 공부만 했었다. 열심히 해야지라고 마음은 늘 먹지만 계속해서 원점에서 다시 하는 그런 식의 공부를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졌고, 대학에 들어가긴 했지만 공부를 알차게 하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 내 주위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비교하여 지금의 내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서 지난 과거와 현재를 비교 분석하여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자 언급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틀린 것에 대해 대범하게,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틀린 것을 다시 풀어 맞히도록 유도하여 성취감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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