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오징어의 슬픈 이야기

무늬오징어회를 먹어보자

쿠마상회 무늬오징어

무늬오징어는 두족류 계의 황제라 불립니다. 분류 상으로는 한치와 같이 꼴뚜기과에 속하는데 그냥 다리가 10개니 오징어로 불러도 큰 무리 없어 보입니다. 두족류의 황제라 불리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단맛이 고급집니다. 타 오징어와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물론 식감도 부드럽고 쫀득해서 일품입니다. 두 번째는 낚시꾼들의 이야기인데요 무늬 오징어는 머리가 좋아서 매우 잡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물로 잡는 것은 운이고 모두 낚시로 잡는데 아무나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황제라는 호칭이 붙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물로도 많이 잡는 모양입니다. 이번에 쿠마상회에 들어온 무늬오징어는 그물로 잡은 놈들입니다. 

무늬오징어는 귀한 만큼 주로 회로 먹어야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데요. 신선한 상태여야 회로 먹을 수 있기에 무늬오징어회를 먹는 것 그 자체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훌륭한 초밥집에서 한 점씩 얻어먹을 수는 있지만 무늬오징어의 참맛을 온전히 즐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산지에서도 언제나 무늬오징어 회를 먹을 수 있는 것을 장담하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무늬오징어의 유통시스템을 알아야 제대로 된 무늬오징어를 신선한 상태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무늬오징어는 선어로 판매됩니다. 활어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활어의 의미가 생선회로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니 선어상태의 물건을 사서 먹는 것은 현명한 선택은 아닙니다. 오징어는 선어상태가 오래되면 질겨지고 식감이 딱딱해집니다. 

물론 활어로도 판매됩니다. 문제는 가격이고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물량도 많지 않습니다. 한 마리에 4~5만 원 정도 하는데 크기도 1킬로가 안되니 1킬로 기준 5만 원이 넘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활어의 대안으로 쓰이는 것이 선동(船凍)인데요. 급속냉동 시설을 갖춘 배에서 잡자마자 냉동시킨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에 쿠마상회에 들어온 놈도 이 선동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처럼 100마리씩 매입이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선어와 선동은 선도면에서 같은 급으로 취급된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보면 무늬오징어를 싸게 살 수 있을 듯 한 가게들이 많은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가격은 활어의 경우 1킬로그램 한 마리 5만 원이 넘습니다. 3만 원 정도 하는 곳도 있는데 이는 대개의 경우 선어를 작업한 것입니다. 껍질을 벗기고 몸통, 날개, 다리까지 분리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받아서 직접 썰어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중량에 오징어 다리를 포함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리는 게소라고 해서 튀김으로 먹는 것이 최고입니다. 

솔직히 무늬오징어회로 배를 채우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신선한 오징어회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러 병의 소주를 같이 비우실 것으로 보이지만 대개의 경우 입맛을 돋우는 용도로 사용할 듯합니다. 그래서 좋은 선도의 완벽하게 준비된 무늬오징어를 찾는 것이 현명합니다. 

첫 번째 스토어에서 무늬오징어 옵션을 선택하면 나오는 결과

여기에 무늬오징어의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늬오징어는 단년생 어종으로 일 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류들이 제법 오래 살기도 하는데 오징어 종류들은 대부분 일 년 만에 생을 마감한다고 하네요. 다행히 낚시로 잡혀서 우리의 미각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로 생을 마감해도 죄의식이 덜 할 것 같습니다. 이미 번식은 했고 어차피 조만간 생을 마감할 테니까요. 무늬오징어는 암놈과 수놈이 구분되는데 회로 먹을 때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수놈은 빗살무늬가 있고 암놈은 타원형 무늬가 있습니다. 그런데 번식에 참여하지 못한 수놈 무늬 오징어는 타 수놈과 달리 무늬가 연하고 투명하다고 합니다. 아마 낚시로 잡았을 때 배위에서는 구분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번식에 참여하지 않아 일반 무늬오징어보다 1년 정도 더 산다고 하네요. 웃픈 일입니다. 솔로로 1년을 더 사는 게 좋을지 물어보고 싶은데... 무늬오징어의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쿠마상회에서 무늬오징어를 출시했기에 써본 글입니다. 100마리를 구입해서 판매했는데 이틀 만에 거의 다 팔려버렸네요. 역시 삼시 세끼의 힘일까요? 아마도 조만간 또 사 올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쿠마상회에서 판매하는 무늬오징어의 배송 전 모습입니다. 상품 상세에 사진을 잘 못 올려 제가 아이폰으로 찍었는데 조금 삐뚤어졌네요. 

무늬오징어.. 노란 부문은 날개입니다. 

혹시 드셔보고 싶으시면 ㅎㅎ 쿠마상회 방문하시면 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kuma_store/products/11164348231

[시장가]미식가들은 다 아는 오징어계의 귀족 자연산 무늬 오징어 120g : 쿠마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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