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수가 주는 헛헛함? 세밀은 그런 거 몰라
오기지의 행복맛집 시리즈는 오렌지기지의 새로운 오렌지, 수리 오렌지가 인천 곳곳의 맛집을 방문하여 사장님과 함께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인천 청년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주 업로드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려요.
오늘은 그 일곱 번째 이야기 부평구 세밀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일곱 번째 행복맛집 주소: 인천 부평구 주부토로145번길 17 1층
오기지의 행복맛집 일곱 번째 이야기
부평구 세밀 사장님
Q. 사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세밀이라는 국숫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주영입니다.
Q. 식당 운영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오픈한 지 일 년 되었습니다.
Q. 식당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희 둘 다 조리를 전공했고, 한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저는 메뉴 개발 업무를, 남자 사장님은 SV라고 슈퍼바이저 업무를 했답니다. 저희가 꿈이 같았는데, 같이 하고 싶은 창업 아이템으로 국수를 정하게 되었어요. 스텝밀 중에서 국수를 엄청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같이 국수를 해보자 해서 세밀이라는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Q. 가게 이름을 세밀로 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세밀의 뜻이 얇은 밀가루 면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국수를 상징하기도 하고, 손님들께 정성스럽고 세밀하게 음식을 내어보자는 마음으로 이름을 세밀로 짓게 되었습니다.
Q. 가게 운영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주방이 오픈된 공간으로, 저희가 전처리하는 것도 다 보실 수 있는 환경이다 보니 최대한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오픈되어 있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한데, 사실 좋은 점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피곤하고 힘들 때 눈에 잘 안 보이는 곳에는 신경을 조금 덜 쓸 수 있잖아요. 그런데 다 오픈되어 있으니까 위생은 물론이고 식재료 같은 것들에도 많이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저희가 불편하더라도 손님을 의식하며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쓰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 더 떳떳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테이브를 다찌석으로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저희가 처음부터 2인 매장으로 기획했어요. 1인도 아니고, 3인도 아닌 딱 저희 둘만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홀하고 주방을 분리하게 되면 손님들 응대가 바로 안 되니까 인원이 더 필요해지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다찌로 하면 직접 손님들 응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게 되었어요.
Q. 육면은 고기국수를 의미하는 것인가요?
A. 네. 저희가 자체적으로 개발을 해서 메뉴를 정했어요. 원래 면 요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식 라멘 같은 경우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대중성 좋은 음식이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일본식 라멘에 대해 정통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국수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K-라멘처럼 한국식 재료들이 풍성하게 올라가 있는 국수를 개발해 보자, 라멘처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드시고 만족할 수 있는 메뉴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행복했던 적은 언제였나요?
A. 아무래도 저희 테이블이 다찌 형식이다 보니 손님들이 저희를 가깝게 여기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식사하시고 가실 때 맛있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해주세요. 그럴 때 엄청 행복하답니다. 그리고 편지 써주시는 손님, 커피 사다 주시는 손님, 엄지 척하고 가시는 손님도 계세요. 하하. 사실 제가 식당 가서 아무리 맛있어도 절대 그렇게 안 하는데, 그렇게 표현해 주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니까 되게 신기해요. 가게 운영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도 있는데 이런 게 많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Q. 반대로,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나요?
A. 손님들의 반응을 잘 모르겠을 때가 힘들어요. 제가 맛있다고 해서 다른 분들의 입맛에도 다 맛있는 게 아니잖아요. 여기에 있으면, 손님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분위기가 다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많이 남기시거나 뭔가 분위기가 안 좋은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들 때 신경이 많이 쓰여요. 뭐가 잘못됐나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거 말고는 아직까지는 엄청 크게 힘들게 하시는 손님은 안 계셨어요. 아직까지는요. 하하하.
Q. 가게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편지 써주셨던 분이 기억에 남네요. 혼자 오시는 남성분이신데, 자주 오시는 단골손님이었어요. 어느 날 빵이랑 초콜릿을 가득 가지고 편지까지 써서 주신 거예요. 너무 고맙고 잘 먹고 있다 이렇게 표현해 주셨는데 정말 힘이 되더라고요. 사실 가게 오픈하고 1년 동안은 자리를 잡아가는 시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게 맞는 것인지,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음식은 맛있는 것인지 되게 헷갈릴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피드백과 편지가 우리 못하고 있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자신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Q. 요즘 사장님의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인가요?
A. 일할 때 바쁘고 힘들잖아요. 그런데 손님들이 웃으시며 즐겁게 드시거나 우와 맛있다 하고 소곤소곤 조용하게 말씀하시는데 사실 다 들리거든요. 일할 때는 이런 게 되게 행복하고 감사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아기 조카들이랑 같이 살면서 커가는 것을 쭉 보고 있어요. 아침에 애들이 일어나서 쪼잘 쪼잘대는 소리가 되게 힐링이에요. 작년만 해도 아예 말을 못 했었는데 올해 말대꾸하고 이런 것들을 보면 작은 것인데도 되게 힐링이 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그리고, 저희가 일요일에 쉬면서 서로 못 나눈 이야기하고 맛집 찾아다니며 힘들었던 한 주의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갖거든요. 그 시간에 사실 많이 싸우기도 해요. 하하. 그런데 그것조차 행복한 것 같아요. 일이 고되고 부담스럽기도 한데 그걸 공유할 수 있고 같이 짐을 짊어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다행이다, 감사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Q. 행복에 색깔이 있다면 무슨 색일까요? 하하
A. 저는 알록달록할 것 같아요. 행복맛집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행복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봤거든요? 그런데 행복이라는 게 한 가지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 기준이 한 가지여도 안 되고, 누군가의 행복을 따라가서도 안 되는. 자기만의 행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행복은 비교하는 순간 더 이상 행복이 아니거든요. 이 생각을 하면, 행복은 되게 다양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색깔로 따지면 알록달록이 아닐까.
Q. 앞으로 계획하고 계시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A. 세밀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예요! 저희가 원하는 매출과 고객님들이 오실 때까지 계속적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이고, 장기적으로는 조금 더 많은 곳에 세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손님들께서 자기 동네에도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그렇게 가까운 곳 한 곳씩 세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행복을 찾으러 떠나는 인천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A. 행복에 강박을 가지며 경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남들 여행 다니면서 누릴 거 다 누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다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며 비교, 경쟁하는 것은 불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다가 언젠가 하루 정도 문득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행복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저도 제가 조금 더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꼭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행복이 너무 강박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행복을 꼭 찾지 않아도 돼요. 살다 보면 언젠가 한 번 정도는 깨달을 수 있는 것이 행복 아닐까요? 인생이 마냥 행복하기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부디 행복마저 경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Q. 세밀의 행복메뉴는 무엇인가요?
A. '제주돼지 육면'으로, 가격은 9,000원입니다. 돼지랑 닭을 감칠맛있게 우린 국물에 불 맛 가득한 불고기와 고사리, 숙주, 파를 같이 먹는 육면이에요. 새벽에 나와서 육수를 우리고 준비해야 해서 만드는 과정이 행복하지는 않지만, 하하 손님들이 이걸 드시고 든든하게 힘을 내는 것을 생각하면 행복메뉴인 것 같아요. 국수가 주는 헛헛함이 싫어서 면도, 토핑도 푸짐하게 드리고 밥도 같이 제공하고 있으니 고된 시간 오셔서 푸짐하게 드시고 든든하게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얼큰한 걸 좋아하시거나 해장 필요하신 분은 얼큰 육면 추천드려요. 국물을 먼저 드시고, 그다음 불고기 한 입, 그리고 나머지를 섞어서 드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답니다. 다 드시고 나서는 미니 밥에 참기름을 뿌려 드시면 더욱 든든하게 식사 마무리하실 수 있을 거예요!
Q. 오기지의 행복맛집 콘텐츠를 보고 온 분들을 위한 세밀의 이벤트는 무엇인가요?
A. 오기지의 행복맛집 콘텐츠를 보고 왔다고 말씀해 주시면, 12월 8일까지 한 달 동안 토핑 업그레이드하여 토핑 양을 추가하고 반숙란도 무료로 넣어 드릴게요!
오기지의 행복맛집 일곱 번째 이야기 세밀 사장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세밀의 행복메뉴 사진만 봐도 K-라멘이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요?
국수가 주는 헛헛함이 싫어 밥과 함께 양을 푸짐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세밀 사장님.
지치고 힘든 날 세밀에 가서 따뜻하고 든든하게 육면 한그릇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밀 사장님께 "오기지의 행복맛집 콘텐츠 보고 왔어요~"를 외치시면 12월 8일까지 한 달 동안 토핑의 양을 업그레이드하고 반숙란도 무료로 넣어주신다고 하니 꼭 방문하셔서 드셔보세요!
그럼 저는 또 다른 인천 맛집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고 다음 주에 찾아올게요.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본 프로젝트는 인천광역시와 (재)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4 청년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