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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D Apr 29. 2023

퇴사하고 태국 여행 다녀왔습니다.-Day-3 치앙마이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날, 빠이로 이동

헛헛함을 채우려 글을 적어본다.



사는게 아무 의미 없고 오늘이 내일 같고 또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그냥 다 예상이 될 때,

난 떠났던 날과 떠나갈 날을 떠올리며 다시금 힘을 얻곤 한다.

여행은 한치 앞도 알수 없고, 더구나 감히 내가 평가할 만한 영역이 아니다. 

늘 새롭고 다채롭고 날 일깨워준다.









잊고 있었지만 내가 떠나온 때는 22년 12월 중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었다.

난 크리스마스에 정확히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니 말이다.

여름의 크리스마스. 

처음 라오스에서 겨울에 크리스마스를 맞았을 때 굉장히 생경했던 기억이 있는데

하지만 내가 갔을 당시 치앙마이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해서 

그 풍경이 그리 낯설진 않았다.








내가 묵었던 올드타운과 닌만해민 쪽은 걷기에 거리가 꽤 있어서

갈 때는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했는데

집에 올 때는 왠지 걷고 싶은 기분이 들어 여유롭게 산책하며 숙소 쪽으로 걸어 나갔다.

'중간에 힘들면 택시 타지뭐..' 이런 생각으로 말이다.




걷다가 한순간 어느쪽을 확 돌아봤는데

정말 몇살일까 싶은 몇백년이 될 것 같은 나무에 일루미네이트 장식이 걸려 있었다.

그 나무가 위치한 곳은 공원인 듯 해보였는데 그 모습이 너무 장관이라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 또한 여행이 안겨다 주는 선물 아닐까.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본 문방구에도 들렀다.

사실 한국 문방구 구경도 너무 재밌는데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지..

이것 저것 구경만 하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고 밖을 나섰다.

예전에는 여행가서 사소한 거라도 이것 저것 많이 사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비우기 위해 간 여행이라 무언갈 사고 채워넣기가 싫었던 것 같다. 










대신 편의점 쇼핑은 1일 1일씩 했다.

많이 먹진 않지만 조잘조잘 간식 먹는걸 좋아해서 편의점 쇼핑은 늘 즐겁다.

많이 사진 않아도 구경을 한참 하다가 나오는걸 좋아한다.

요거트랑 김과자, 짭잘한 벤또 만세 

난 맥주는 레오파여서 레오만 주구장창 먹었다.

(심지어 레오가 싱하보다 쌈)













하나에 꽂히면 그걸 질릴때까지 먹는 편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대하는 방식은 늘 그런듯 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거의 식사는 까오팟무쌉(바질과 함께 낸 태국식 돼지고기 덮밥)만 먹었다.

왜 우리도 김치볶음밥이 어딜 가나 맛이 다르듯이 미묘하게 식당마다 맛이 달랐다.

카오팟무쌉 한입 먹고 오이 아삭하게 한입 깨물고 달달한 밀크티 마시면 바로 극락행인데..






이제 빠이로 떠나는 날, 

숙소 바로 앞에 지나칠 때마다 아침마다 사람 바글바글한 브런치 맛집이 있었다.

이름은 'sun rays cafe'.

마지막 날 꼭 먹어봐야지 하고 오픈하자마자 들어가서 먹었다. (가까운 거리 찬스)

양이 너무 많아서 거의 2/3는 남겼지만.. 한번쯤 가볼만은 하다. 

딱 한적한 치앙마이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부 인테리어가 꽤 볼만 하기 때문이다.








치앙마이 브런치 맛집 'sun rays cafe'

서양인 여행객에게 많이 알려진 곳인지 아침마다 웨이팅하는 외쿡인들이 바글바글했다.








아침을 먹고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 시간도 조금 남았겠다 근처 강가 산책을 했다.

느린 걸음으로 상쾌한 아침공기를 한껏 들이마쉰 그날의 산보.

아직도 그때 그순간을 떠올리면 기분 좋은 미소가 머금어 질만큼 만족스러웠다.

방콕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들릴 테니까 치앙마이야, 곧 다시 보자.

















아무리 봐도 타패게이트 근처에 있는 이나무 너무 멋있어....

뿌리도 다 드러나있고 나이도 거의 천년은 되보이고...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드디어 왔다.

빠이를 가기위한 미니밴을 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치앙마이 버스터미널.

여기서 이젠 고불고불한 산길을 3시간 가량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동안에는 휴대폰도 잘 안터져서 정말 지겨운 고행을 견뎌야 한다.













이번에 올라갈 때는 왠지 2015년에 왔을 당시보다 힘들었다.

멀미가 거의 없는 편인데도 굉장히 힘들고 지겨운 길이었다. 


그리고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쯤,

나는 드디어 빠이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간 빠이가 조금은 변해 낯설었지만 

날은 화창했고, 내 숙소 가는 골목 길은 제법 마음에 들었으며

나름 시내쪽이랑 가까우면서도 숨겨져 있는 위치에 있는 조용한 숙소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사실 어떨지 몰라서 2박만 결제했었는데, 추가로 2박을 여기서 묵기로 결정했다. 





이름은  'serene resort'.

온화한 미소를 지닌 태국 여성관리인이 있는 곳인데, 

그녀와 말을 나눌 때 난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동양인에게는 크게 알려진 곳은 아닌지

묵는 투숙객 모두 서양인 노부부나 배낭여행객들이었다. 










햇빛이 크게 많이 들진 않았지만

내방은 제법 넓어서 좋았다.

특히, 문 바로 앞에 나가면 있는 테라스 의자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그곳에서 멍 때리고

음식을 테이크아웃해서 이곳에서 먹기도 했고

저녁엔 여기서 맥주도 마셨다. 












도착하자마자 너무 배가 고파서 빠이 30밧 덮밥 맛집으로 유명한 '쿤스리 키친'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거의 모든 메뉴가 30밧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40밧(한화 1570원 정도)이다. 

어쨌든 저렴한데 맛있다!

특별히 가고싶은 곳이 없으면 여길 들러서 거의 카오팟무쌉을 먹었다.

어떻게 질리지도 않고 맛있을수가 있지?







야채 시장에 가서 망고 하나도 사니까 완벽히 빠이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친 영혼을 잠시 쉬러 온 청춘들이 모이는 곳.


앞으로의 빠이에서의 나날들을 잘 부탁해.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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