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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z Feb 01. 2021

대나무가 철근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Sustainability,Bamboo Composite Concrete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취업 준비생인 나.

2020년 우여곡절 많았지만 그 험난했던 공기업 면접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고이 서랍속에 넣어뒀던 주제를 먼저 끝마쳐야지.


면접스터디 도중 4차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주제를 넓히다 보니 자연스레 친환경건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나는 예전에 스위스 지속가능한 건축 사진전에서 본 대나무 철근이 기억이 났고 그 얕은 기억에 의존해 조금 더 개발이 된다면 철근 대신 대나무를 사용할 수도 있다, 가볍고 어디서든 구하기 쉬우며 무엇보다 친환경적인 자재인 점이 강점이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예전에 뉴스에 봤는데 중국에서 철근 대신 대나무를 넣어만든 아파트가 무너져서 어이없는 황당한 이슈로 유명했다고 반박을 하시는게 아닌가!!!!!

비용절감을 위해 철근대신 사용한 대나무..철근

나는 순간 너무나 당황했다. 눈도 빠르게 굴러갔다. 왜냐면 나도 그 기사를 분명히 본 것 같으니까...ㅋㅋ 그런데 이렇게 인정하게 되면 내 주장에 어폐가 생기게 되고 제안했던 아이디어는 처참히 신뢰를 잃게 되니까 우선 조금 더 자료를 찾아보고 알려드리겠다고 모의면접을 마무리 지었다.



집으로 돌아가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을거란 생각으로 그때 본 전시에 대해 구글링했다.

다행히 대나무를 이용한 건축자재 내용이 있었고 링크를 복사해 단톡방에 올렸다. 올리고 난 후 그 날의 모의면접을 생각하니 어째 마음이 불편했다. 고작 하나의 얕은 지식에 지지해 무언갈 많이 알고 있는 듯, 서사가 길었던 것 같아 스스로 민망했다. 그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스위스의 지속가능한 건축과 대나무철근에 대해 찾아봤다.



Swiss Positions + Swiss Scales


전시는 20년간 진행된 스위스의 다양한 건축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은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건축적 요소들과 창의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성찰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번 전시는 여러 국가에서 순회중인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해 자재, 생태 및 환경 보호 등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과 성과물의 독창성을 강조한 <스위스 포지션 : 지속가능한 건물을 만드는 33가지 방법>에 지속가능한 건축의 건축적 아름다움에 집중한 <스위스 스케일>로 확장되어 진행되고 있다. <스위스 포지션 + 스위스 스케일>은 책임 있는 건축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질문을 통해 일상생활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흥미로운 전시이다. <서울디자인재단>


아주 흥미로웠던 전시였다.


자료를 조금 더 찾아본 결과, 대나무 섬유로 만든 콘크리트에 관한 논문과 자료는 정말 많았다.

국내보다 해외자료가 훨씬 많아 이것을 찾고 해석하는데에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내가 찾은 자료에 의한 설명을 해보자면 대나무는 철근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있을만큼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건물폐기물도 발생할 걱정이 없는 친환경 재료. 내용에 따르면 대나무와 유기수지를 혼합해 만든 대나무 섬유는 어떤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고 일반 목재처럼 톱질하거나 샌딩할 수 있다. 더나아가 일반 철근 콘크리트에서 구조적 안정을 위해 사용되는 막대 철근, 즉 STEEL을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기때문에 부식의 위험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함이 큰 장점이다.

위의 그림을 보면 주황색으로 색칠된 지도는 인구증가율이 1%이상 증가한 국가들이고 초록색으로 색칠된 지도는 세계 대나무 서식지 분포를 보여준다. 이 두 지도의 연관관계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어야한다. 수 많은 개발도상국 대부분은 선진국에서 값비싼 Steel을 수입해야한다. 이 프로젝트를 연구한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 (ETH)의 교수인 Hebel에 따르면 모든 강철의 70%와 콘크리트의 90%는 개발도상국에서 소비된다고 한다.

다시 지도로 돌아와서

1. 주황색으로 색칠된 지도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이다, 개발도상국의 인구가 증가 한다. -> 더 많은 주거지가 필요하다. -> 주택 및 생활에 필요한 건물이 지어지기 위해 철근을 수입해야한다. -> 경제적 부담이 된다.

2. 초록색으로 색칠된 지도는 많은 개발도상국을 포함하고 있다. -> 대나무는 그들의 건축자재였다. (아주 심플한 구조로) -> 즉, 어디서든 구하기 쉽고 목재처럼 다시 심을 필요가 없다.


정리를 해보자면 개발도상국의 도시들을 성장시키기위해 필요한 철근과 콘크리트의 양은 어마어마하고 이것은 곧 그만큼의 건축산업폐기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선진국에서는 지속가능을 외치는 지금이지만 개발도상국은 풍부한 자원이 있음에도 경제적인 상황과 부족한 기술력으로 인해 어쩌면 지속가능한 건축을 외치기엔 목소리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많은 회사들은 이미 대나무를 이용한 건축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고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 (ETH)의 교수인 Hebel은 높은 인장강도를 갖고 있는 대나무의 섬유를 추출하여 유기수지와 혼합한, 성형 가능한 재료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것을 콘크리트와 결합하여 빔을 만들어 강도테스트를 하는 등 본격적인 건축자재로서의 성능을 실험하고 있다.


언제 친환경 건축재료로서 대나무가 건설현장에 상용화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시작을 열어준 전문가들 덕분에 건축산업에서의 지속가능함이라는 주제가 건축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환기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Hebel박사는 고층건물도 지을  있냐는 물음에 '당연히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시장은 고층건물이 아니다.  세계 건물의 구조 70-80% 1,2 건물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시장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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