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으니까.
편지, 딸에게
오늘은 미국 동화작가이자 화가인 타샤 튜더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왔단다. 자연을 너무 사랑했고, 자신의 삶은 그보다 아주 조금 더 사랑한 한 사람, 그의 마지막 1년 정도의 생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은 작품인데, 꽤나 인상이 깊었어. 아흔 하나의 나이에도 꽃들을 키우고, 책을 읽고 본인이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든다는 건 어쩌면 엄마가 걸어가고자 하는 행로 같기도 해서 말이야.
그녀도 뉴욕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쉰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버몬트’의 산골로 이주해 ‘아미쉬적인’ 삶을 살아갔거든. 대도시에서 태어나 줄곧 50년 이상을 살아온 엄마도 언젠가는 이렇게 자연 속에서 삶을 꾸려가는 상상을 오래전부터 해 오고 있었으니까.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것은 타샤 튜더, 그녀는 스스로 자신이 택한 삶을 살았고, 그 삶에 완전하게 녹아들었으며 그러므로 행복했다, 라는 메시지였단다.
주름진 아흔의 여인이 ‘불행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지 않냐’라는 아주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 살아오면서 ‘행복해서 너무 행복해서 감사했던’ 순간이 얼마나 있었나 곱씹어 보게도 되고. 막연하게 정해 놓아 둔 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참 어리석은 허상이라는 생각도 들었구나. 오롯이 내 의지에 의해 선택된 나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 그건 그 누구도 아닌 그저 생긴 대로의 나임을 타샤 튜더가 가꿨다는 미국 버몬트 시골의 30만 평 정원을 보며 다시금 절절이 깨달았지.
푸른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고 바람이 다니는 길마다 사철 피어나는 꽃들이 주인인 곳, 그곳이 어디든 지금부터 찾아 떠나볼 요량이다. 꿈꾸는 자 행복하고, 행복한 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