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교사의 어떤 하루 - 시공간의 방향성과 소중한 나의 삶
바람의 학교
새로 옮긴 학교의 진로 상담실은 북쪽에 있습니다. 남쪽에 다른 특별실을 마주 보고 있기에 학생들이 등하교하거나, 운동장에서 뛰어놀거나,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약간은 아쉽습니다. 예전 학교처럼 남향이 아니기에 하루 종일 햇볕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외풍은 왜 그리 센지, 4월까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어야 할 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사정없이 새어 들어옵니다. 학교가 '바람의 언덕' 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외로운 등대 마냥 차가운 겨울 북서풍에 맞서 혼자서 온몸으로 버티고 감당해 내고 있습니다. 겨울밤 별들과 바람만이 유일한 친구입니다.
외로운 등대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아이들도 돌아왔습니다. 길을 찾는 이를 위해 묵묵히 등대 불을 밝혀 주곤 했던 일상도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차가웠던 공간에 온기와 생기가 돕니다. 나빴던 첫인상은 지나가고 점점 좋은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학교 동쪽과 북쪽에는 작은 숲이 있습니다. 연두색! 녹색 계열 색깔 중 제일 싱그럽고 예쁜 색깔을 마음껏 볼 수 있는 4월 이맘때가 너무 좋습니다. 답답한 가슴이 탁 트이고 눈이 시릴 만큼 시원합니다.
아내가 결혼 초에 바닷가 언덕 위 학교에 근무하느라 2년 정도 주말 부부 생활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빌라를 얻어 2년을 살았습니다. 바닷가 언덕 위를 산책했고, 그 학교 운동장에서 첫째 아이가 걸음마를 배웠습니다. 그때가 좋았습니다. 문득 그 학교가 생각납니다. 바닷가 언덕 위 그 학교처럼 이 학교도 바람이 지나가는 언덕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바람의 학교'라고 별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학교가 언덕 위에 있어 조망과 경관이 아주 좋습니다. 북서쪽으로는 강이 굽이 흐르고, 멀리 큰 산들이 펼쳐지고, 근처에 비행장이 있어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다리가 있고, 높은 하늘과 탁 트인 뷰가 정말 멋집니다. 학교에서 뷰가 가장 좋은 곳은 서편 4층 화장실입니다. 작은 카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현실적으로는 화장실을 옮길 수 없으니, 할 수만 있다면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부착한 큰 통유리창이라도 만들어서 아이들이 멀리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경험을 매일 하게끔 해주고 싶습니다.
애니메이션을 가끔 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수채화 같은 풍경과 바람의 언덕이 나오는 장면들을 좋아합니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바람이 분다>, <마녀 배달부 키키>, <스즈메의 문단속> 같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바람의 언덕을 좋아합니다. 영화 평을 찾아서 읽어보니 영화에 따라 다르지만, 바람이 부는 언덕의 풍경은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 등장인물의 감정, 성장, 치유, 자유 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누구나가 반드시 거쳐 지나가야 할 10대입니다. 바람이 부는 이 언덕에서 모두가 조금은 더 멀리 보고 도전하고, 과거와 현재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며, 실패에서도 아이디어와 경험을 얻는 현명함을 배우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익혀서, 진정 멋지고 자유롭고 행복한 진로를 만들어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바람의 학교에서의 첫 수업
새 학기 첫 진로 수업의 소재는 '빅뱅'입니다. 몇몇 학생들 표현으로는 '깜놀', '멘붕'입니다. 과학, 도덕, 역사 시간이 아니냐고 약간의 항의성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제 수업은 통합 수업입니다. 고등학교 통합사회, 통합과학처럼 통합된 수업이고, 진로와 직업, 우리의 삶에 대해 거시적 관점에서 탐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진로 시간은 좀 편하거나 재미있게 한 시간 지나가는 수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졌던 친구들에게는 살짝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빅뱅과 우주에 대한 쉬운 동영상부터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한 학기 내내 자주 묻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자신에게 질문해 보았을 법한, 혹은 청소년이 된 이제는 한 번쯤 시작해야 할 이런 고민스러운 질문과 함께 진로수업은 시작됩니다.
수업의 주제는 '시공간의 방향성과 소중한 나의 삶'입니다. 우리는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서 왔고,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서 살아갈 것인지, 왜 내가 고귀한 존재인지, 앞으로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입니다. 만약 우리가 세계의 탄생과 인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우주 안의 한 점 티끌이 아니라 우리 안에 우주를 담고 살아가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하루살이나 나비처럼 짧은 찰나의 삶이 세계의 전부라고 자만하지 않고, 세계와 자신의 존재를 깨달아 진정 자유롭고 즐겁고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자기와 제대로 만날 줄 안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제대로 마주 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줄 알고, 자신의 특성과 강점을 파악하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고, 성찰과 피드백을 할 줄 알아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을 매우 불편해합니다. 익숙하지 않기에 불편한 것입니다. 조금씩 그런 기회를 늘리고 연습을 하다 보면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우주의 시작은 빅뱅입니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날마다 천체 물리>를 요약한 재미있는 유튜브 동영상을 먼저 보여줍니다. 눈을 반짝거리며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하는 학생도 있지만, '저는 문과인데요' 하는 답변을 무기로 엎드린 학생도 간혹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이기도 하겠지만 모든 수업이 그렇듯 5교시는 더욱 힘이 듭니다. 2025년 고교 1학년 기준으로 2028학년도 대입 수능에서는 사탐, 과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목입니다. 수시 최저학력기준이 필요하거나 정시에 응시하는 모든 학생들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에 응시해야 합니다. 최신 진학 정보 제공과 주의 집중을 위한 긴장감을 주기 위해 중학교부터 포기하면 안 된다고 살짝 엄포를 놓습니다. 하지만 중학생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쉽고 검증된 자료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찾아 헤맸고, 그러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우주의 크기와 시간이 그려져 있는 모식도를 구했습니다. '유레카!'
빅뱅에서 출발한 우주를 시간과 크기를 기준으로 그린 이미지는 마치 '아이스크림 콘' 같습니다. 아이스크림이 가득 올려진 원뿔 모양입니다. "얘들아, 이게 우주야! 여기 콘의 제일 아래쪽 꼭짓점에서 빅뱅이 있었고, 거기에서 우리의 시공간이 시작되었어. 현재 우리는 콘 위에 올려진 큼지막하고 아주 달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는 것이란다."
첫 번째 활동은 나의 시간을 알아보는 활동입니다. 138억 년 전에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되었고, 시간과 공간이 시작되었습니다. 134억 년 전에 천체가 발달하기 시작했고, 58억 년 전에 태양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46억 년 전에 지구가 탄생했고, 38억 년 전에 '루아'라고 불리는 지구 최초 생명체가 등장했고, 4만 년 전에 현생인류가 등장했습니다. 현재 당신은 누구이고, 미래의 당신은 무엇입니까? <보기>에는 우주와 인류적 사건을 제시하고, 질문은 시간의 흐름으로 구성하여 각각의 시간 아래에 괄호를 두어 주요 사건을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현재'에는 자신의 이름을 적게 했고, '미래'에는 자신의 진로나 직업을 적게 했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나의 공간을 알아보는 활동입니다. 활동은 비슷합니다. <보기>에는 공간의 예시를 제시하고 각각의 크기 순서 사이에 괄호를 두어 내용을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우리 동네, 도시, 대한민국, 지구, 태양계, 항성 1,000만 개~100조 개로 이루어진 은하, 은하 수천 개로 이루어진 은하단, 은하단 100여 개로 이루어진 초은하단, 초은하단 1, 000만 개로 이루어진 우주를 기록할 수 있도록 빈 괄호를 순서대로 제시합니다. '여기' 괄호 안에는 자신이 사는 동네를 적게 했고, '미래' 괄호 안에는 자신이 미래에 거주할 공간에 대해 기록하게 했습니다. 현재 도시가 될 수도 있지만, 서울, 도쿄, 파리, 뉴욕,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두 세 학급에 한 번씩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적는 학생도 있습니다. '화성'이 가장 많습니다. 상품으로 '마이쮸'를 주고 폭풍 칭찬을 합니다. 꿈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우주인 '유니버스' 외에 다른 우주인 '멀티버스'는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과연 몇 개나 있을까?"라는 질문도 던집니다. 탐구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시공간의 방향성과 우주 그리고 나의 기원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고귀한 존재임을 받아들이도록 깨닫게 합니다. '우와!', '대단해!' 같은 감탄과 긍정 예언, 격려, 응원, 칭찬을 하고 다시 한번 절대로 잊지 않도록 당부합니다.
세 번째 활동은 이 시간 다음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입니다.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 심리학>에서 힌트를 얻어 육체적,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즐거운 삶', 강점을 계발하고 활용하여 만족을 얻는 '행복한 삶', 강점과 미덕을 활용하여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의미 있는 삶', 세 가지 삶을 모두 추구하는 '진정한 삶'을 제시하고, 1가지 이상을 자신의 기준을 토대로 조율해서 적어보라고 합니다.
네 번째 활동은 이 공간 너머의 나는 어디에서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입니다. 역시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 심리학>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마틴 셀리그만은 직업은 생업, 전문직, 천직 등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생업은 사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함이고, 전문직은 개인적 투자와 노력으로 돈과 명예를 얻는 것을 의미하고, 천직은 타고난 직업으로 여기며 나와 더 많은 사람의 행복과 더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며 열정을 쏟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제시된 세 가지 직업 중 1가지 이상을 자신의 기준을 토대로 조율해서 적어보라고 합니다.
이 수업은 우주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미래의 진로를 거시적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진로적 관점에서 하나의 '세계 지도'를 그려 보는 활동입니다. 몇 년 수업을 해보니 이 수업은 중학교 3학년 이상이 되어야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이면 더욱 좋고요. 학년이나 학급에 따라서 조금 더 깊이 있게 탐구하기도 하고, 때론 조금 가볍게 진행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이해도와 반응을 보면서 융통성 있게 하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세계 지도를 한번 그려 본다는 것이고, 가능하면 자신이 그린 그 지도를 가슴속에 넣어두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수업은 노래 한 곡 듣기로 끝이 납니다. 수업 끝 무렵에 BTS의 ‘Answer : Love Myself’를 자막이 보이게끔 들려줍니다. 나중에 시간 되면 꼭 가사를 보면서 전곡을 조용히 들어 보기를, 그리고 별을 보기 좋은 깜깜한 밤에 우주를 바라보면서 이어폰으로 한번 더 들어 보기를 권합니다.
당신은 우주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존재!
이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위기관리위원회 업무를 7년간 맡았습니다. 처음 3년간은 전문상담교사 미배치교에서 생활안전부장과 상담복지부장을 할 때였고, 그다음 4년간은 진로상담복지부장을 맡아서 Wee클래스 전문상담교사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학교위기관리위원회는 주로 자해 및 자살과 관련된 예방 및 대응 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심리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 학생을 발굴하고 학업 중단 및 위기 사안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으로 그 기능이 확대되었습니다.
학교가 크든 작든 위기 사안은 늘 발생합니다. 저는 학급담임교사, 학년부장, 생활안전부장, 상담복지부장 등 학생들과 아주 가깝게 맞닿아 있던 업무 경험이 있어 적절히 도움을 주고 제 역할을 하곤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어떤 때는 참여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많이 생겼습니다. 특히 위험한 자해나 자살시도 관련 위기 사안을 접할 때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럴 때마다 전문상담교사가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사실 불편한 마음들과 하루 종일 마주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람도 많겠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Wee 클래스 전문상담교사는 참 힘들고 어려운 직업입니다.
아주 예전입니다. 수업시간에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답을 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질문에 '급발진' 해서 저도 '급당황'했습니다. 꿈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빨리 죽고 싶다."라고 합니다. 그 학생 답변은 진심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답을 해 줄 수 있을까?' 많은 시간을 궁리하다 찾은 수업의 소재가 바로 '빅뱅'이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내내 고민하고 준비했던 수업을 다음 학기 첫 시간에 풀어놓았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별 이야기는 시작되었고, 모든 아이들은 제게 별이 되었고, 저는 비록 희미한 달빛이지만 어두운 밤길을 비추고 도와주는 존재가 되기로 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의 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지지하고, 위로하고, 공감하고, 칭찬하고, 응원하고, 격려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로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직무라고 생각입니다.
다음 수업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복습을 해 봅니다. 지난 시간에서 했던 것을 물어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왔어요?"
똑같은 답이 나옵니다.
"몰라요. 그냥 빨리 죽고 싶어요!"
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집니다. 그런데, 1명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살짝 대답합니다.
"빅뱅에서요."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제 수업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습니다.
과학적 측면에서 자기 자신이 왜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주려고 합니다.
"빅뱅으로 어떻게 되었지?"
"우주가 만들어졌어요."
"그렇지? 그리고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여러분들도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우주만큼 소중한 존재인 거예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람은 별에서 와서 별로 되돌아가요. 시적으로도 멋진 표현이지만 과학적으로도 아주 합리적인 말이죠. 우리 몸의 구성성분은 우주, 행성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주보다 더 고귀한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주와 자기 자신을 인식할 줄 아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줄 알고, 그 가치를 다른 존재들에게 나눔과 배려로 함께 할 줄 아는 유일무이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우주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존재입니다."
"물리학적으로 시간은 흐리고, 유기체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죽어. 그건 네가 고민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죽는 꿈은 저절로 이루어진단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해야 재밌고 행복하게 살지 그 고민을 다시 해 보는 건 어때?"
"빅뱅에서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우리는 이 시간 다음에, 이 공간 너머 어디에서 무엇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살지 고민해야 해요. 돈도 많이 벌고,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고, 가 보고 싶은 곳도 가고, 그렇게 아주 재미있고 멋지고 행복하게 말이야"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이렇게 직설적으로 답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라포르가 형성되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을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가끔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좋은 교육환경을 주고 싶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시골에서 도시로 왔습니다. 아마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성격과 사춘기가 겹쳐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교내외 전문가들의 조언과 의견을 많이 듣고, 대책을 논의하고 협조를 구합니다. 저는 전문가의 판단과 조언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인 자해나 자살 사안은 외상도 치료해야 하지만 마음의 상처 치료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의학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많습니다. 약물을 사용하는 생화학적 방법, 운동 및 신경적 접근 방법, 정서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상담이 모두 필요합니다. 저는 진로와 인지적 측면에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협업이 필요합니다. 죽고 싶을 만큼 큰 고민에 빠져 있는 학생이 있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먼저 공감하고 위로해 주지만 그래도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우주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모든 진로의 출발점은 자기 이해와 긍정성입니다. 자기 이해의 핵심은 흔히들 알고 있는 특성과 강점 이해가 아니라, 먼저 자신이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메타버스보다 메타인지!'
*챌린지 미션: <나는 믿는다> 긍정 두 줄 쓰기
매일 딱 두 줄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나는 믿는다> 긍정 두 줄 글쓰기를 시작하세요!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드러내야 합니다. 스스로를 드러내려면 스스로에게 긍정의 목소리와 희망의 메시지를 먼저 보내야 합니다. 스스로를 깨워야 합니다. 엄청난 변화, 성장, 치유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글쓰기가 어렵다면 조 브레이너드의 <나는 기억한다>를 참고하거나 명언 필사하기 책들을 참고해 보세요. 매일 딱 1분 한 문장 두 줄이면 가능합니다. 종이 메모장, 다이어리, 일기장, 스마트폰 앱 메모장, 원노트 등 아무거나 상관없어요. 자신의 특성과 가치에 대한 믿음을 쓰세요. 쓸 거리가 없다면 명언이라도 필사하세요!
#나는 믿는다. 내가 우주에 단 하나밖에 없는 매우 특별하고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참고 자료]
닐 디그래스 타이슨, 「날마다 천체 물리」, 사이언스북스, 2018.
마틴 셀리그만, 「긍정심리학, 물푸레」, 2020.
조 브래드너, 「나는 기억한다」, 모멘토, 2016.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웨일북, 2020.
칼 세이건,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