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을 회복하는 3가지 방법
너무 애 쓰지 말자
살아온 방식이 있다.
그 방식을 지켜내려 여러모로 애 쓴다. 기준 밖의 것에 욕심도 나고, 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그래도 내 삶의 기준과 가치를 유지하려 애 쓴다.
그런데 그게 나도 모르게 깨져버릴 때가 있다.
"왜?.. 뭐지?"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깨닫는 순간이다. 그 깨짐으로 내 평안이 연달아 깨진다. 혼란스럽다.
"내가 이렇게 연약한 사람이었나?"
며칠 째 혼란스러운 머리 속을 잠재울 수가 없다. 마음은 때론 설렘과 기대감으로, 때론 자책과 후회로 요동친다. '정신 차리자'고 마음을 다잡아도 깨짐이 주는 희열을 무시할 수 없다.
워크숍을 다녀왔다. 바빴다.
나도 모르게 그 깨짐에 대한 생각의 배분이 없어졌다. 평안하다. 평안하다. 몰입한 대상에서 나와 나도 모르게 제 3자가 되다보니 자연스레 그에 대한 요동이 기억에서 사라진다. 평안하다.
새삼 놀란다. 나의 깨진 평안을 회복하는 길은 아주 간단했다. 생각할 겨를이 없게 바쁘게 살고, 그 덕분에 의도적인 방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새벽바다는 멍 때리기에 좋다.
밤바다는 감정이 실리지만, 새벽에 혼자 보고있는 바다는 그저 멍이다. 멍 때리기 좋다. 적당히 찰랑거려주면 더없이 좋고.
멀리 지나가는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머리 속의 잡념들이 하나둘 툭툭 수면 아래로 삼켜진다. 머리 속은 맑아지고, 마음은 점점 평안해진다.
바다 속으로 잠수타는 내 잡스러운 생각들이 느껴진다. 잠수타는 애들이 많아질수록 나의 평안은 깊어지고, 때론 눈을 감고 잠이 든다.
'나름의 멍'으로는 산속 산책길도 추천이다.
바닥의 평평하지 않음이 주의를 집중하게 하고, 덜컥거리는 발걸음 덕분에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 와중에 내 머리는 맑아진다.
덜컥덜컥 한번씩 돌부리에 걸음이 멈출 때마다 내 속의 부스러기들이 털어져 나간다. 맑은 공기와 푸르름,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들. 평안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깨짐'은 나를 흔들었던 바로 그 것 덕분에 한 방에 평안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나를 흔들었던 것이 가진 힘이다. 거부하지 않는다.
덕분에 다시 평안을 갖는다. 혼란과 후회, 반성 등등의 그 거추장스러웠던 시간들이 역으로 아름다워진다. 시간이 아프고 쓴 만큼 평안은 더 달콤하다.
혼란? 바쁘게 살거나, 멍 때리거나 산책 하거나. 이 세 가지를 잘 버무려 풀어보자. 여기에 기가 막힌 MSG가 더해지면 어느덧 머리아픔은 사라진다.
MSG? 진심 '시간'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