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음식문화기록자 Aug 20. 2019

80년 그 세월, 손 끝에 남아

초계 정씨 동계 정온 종가

조선 중기 학자, 동계 정온(1569~1641) 선생을 모시는 초계 정씨 동계 종가다. 동계 선생의 불천위 제사가 있는 날 종가를 찾았다. 나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삶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은 70대가 된 며느리에게 모든 종가 살림을 맡겼지만, 큰제사만큼은 93세에도 손을 도운다. 13세 나이에 정혼하고 15세에 시집와  80여 년 세월이다. 경주 최부자집 맏딸이 경남 대표 양반가로 시집오니 모든 고을이 들썩였을 테다. 80년 음식 솜씨 자랑하던 그 손으로, "전주 양반, 이거 하나 먹어봐" 하며 입에 넣어주신 잡과편은 대추의 단맛이 은은히 감긴다.


찹쌀 반죽을 채 썬 대추로 감싸 만든 잡과편. 찜통에 찌기 전.


매거진의 이전글 맨드라미 꽃길 따라 함께, 동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