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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안나 Jan 21. 2021

<정경화 & 김선욱 듀오> 리뷰

정경화 & 김선욱 듀오


  1월 19일 화요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정경화 & 김선욱 듀오>에 다녀왔다. 로비를 가득 메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정경화와 김선욱의 폭넓은 인기를 증명했다. 


정경화 & 김선욱 듀오

  

  이날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브람스_바이올린 소나타 1번 G장조, Op.78
브람스_바이올린 소나타 2번 A장조, Op.100
브람스_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 Op.108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피아노가 단순히 반주 역할만 하지 않기 때문에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노련한 연주자답게 매 순간 피아노와의 호흡에 매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두 연주자 모두 공연의 후반부로 갈수록 몸이 풀린 듯 더욱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특유의 호쾌함과 다정함이 묻어나는 공연이었다.




  1부에서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과 2번을 연주했다. 1번에서는 정경화의 음반에서 들었던 중후하면서도 자유로운 음색 그대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활을 긋는 데 있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첫 곡에서 김선욱의 피아노는 바이올린과 밸런스를 맞추려는 듯 절제된 느낌을 주었다. 연주 내내 작은 볼륨을 유지했지만, 그의 짤막한 오른손 스케일에서 드러나는 예쁜 음색이 귀에 꽂혔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2번에서는 두 연주자 모두 긴장이 조금 풀린 듯 한결 자유로운 소리를 들려주었다. 피아노는 이전 곡과는 확연히 다른 소리 크기와 빠르기로 2번 연주를 시작했다. 행복으로 가득 찬 곡인 만큼 바이올린과 피아노 모두 빠르고 화려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느긋하고 절제된 음반 버전과 달리 현장감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곡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brunch.co.kr/@yuanna3/24


https://youtu.be/_ZjMCUHkXuQ


  두 곡의 연주가 끝나고 20분간 휴식 후, 새로운 공기 속에 2부가 시작되었다. 1부에서 연주한 소나타 1, 2번에 이어 3번 소나타를 연주했다. 이날 연주된 3개의 소나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연주였다. 연주자들은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자유롭고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 김선욱의 연주가 그랬는데, 1번 연주에서 발견했던 빛나는 음색을 3번 연주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몇 개의 마디를 듣고 김선욱이 연주하는 모차르트가 매우 궁금해졌다. 열정적인 연주 와중에도 딱딱 떨어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호흡이 짜릿했다.


정경화 & 김선욱 듀오 (R구역 관람)

  

  정식 연주가 끝난 후에는 총 3곡의 앵콜이 연주되었다.


스트라빈스키_듀오 콘체르탄테 5악장 디티램
브람스_F.A.E. 소나타 3악장 스케르초
엘가_사랑의 인사


https://youtu.be/5gvtRRsv4Kg


  첫 번째 앵콜로 연주된 스트라빈스키의 듀오 콘체르탄테는 현대 음악다운 공간감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정경화는 이 곡에서 그 어떤 연주보다 찌르는 듯 선명한 음색을 들려주었다. 두 번째 곡 브람스의 F.A.E. 소나타는 오늘 연주된 곡들 중 가장 열정적인 곡이었다.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두 연주자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경화가 연주한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압권이었다. 정경화는 앞선 모든 프로그램에서와는 다른 아주 가늘고도 애절한 음색을 들려주었다. 곡마다 확연히 다른 음색을 구사하는 것이 놀라웠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공연 내내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호쾌하면서도 다정한 에너지가 관객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몇몇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정경화와 김선욱은 무대의 영광을 서로에게 돌리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서로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매 순간 귀 기울이며, 시종일관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 정경화&김선욱 듀오. 동시대 음악인으로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묻어나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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