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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앤쿨 Mar 08. 2022

길고양이에게 고마움을 느껴보신 적 있나요

둘째와 산책 길에 만난 길고양이


첫째가 유치원 버스를 타고 등원하고 나면 3살 둘째는 마음이 바빠진다.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려는 욕구로 내 손을 잡아끈다. 그 일순위는 바로 놀이터. 나에겐 놀이터가 가장 힘든 곳 중 한 곳이다. 아이가 넘어지면 기구에 부딪히기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하고 위험한 곳에서는 잔뜩 힘을 주고 잡아주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놀이터는 패스하고 아파트 단지를 천천히 걸으면서 산책이나 하고 싶어 진다. 겨울이라 즐길 수 있는 자연물들이 많지는 않지만 땅에 떨어져 있는 솔방울도 찾아보고 까치에게 인사도 해본다. 다가가면 금방 날아가버리는 까치. 아이는 "까치야~까치야~"하며 애타게 불러본다.


그러던 어느 날, 추운 겨울바람도 거스르는 따사로운 양지에서 햇볕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 발견!

동네에 안 그래도 길고양이가 많지 않은데 추운 겨울에 만나니 이보다 더 반가울 순 없다! 동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둘째도 격하게 반가워한다. "야옹이야~ 야옹이야~"부르며 겁 없이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코로나 베이비인 데다 장롱면허인 엄마를 둬서 동물원 한번 마음껏 가보지 못한 우리 둘째. 고양이 한 마리에 기뻐하니 아이에게도 고맙고 고양이에게도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고양이도 자기를 반가워하는 게 느껴졌는지 도망가지 않고 어슬렁어슬렁 기어 다니며 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잘 먹은 듯 토실토실 살이 오른 고양이.


사실 나는 그다지 동물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동물들을 그저 멀리서 보는 것만 즐길 뿐 가까이 가기에는 무서움이 크다. 길고양이만 봐도 피해 가기 바빴고 강아지만 봐도 한걸음 멀리 떨어져서 지나가기 바빴는데 아이가 좋아하니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참 예뻐 보인다.


둘째와의 아침 산책시간을 알차게 채워준 고양이. 처음 만난 이 후로 처음에 만났던 햇볕이 비치는 곳에 가면 종종 보게 되는 이 녀석. 이제는 고양이도 우리를 알아보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름을 하나 지어줘야겠다.

고마워! 고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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