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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Feb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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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은사(恩賜)인양 만유인력 멈춰 서고

연약한 로 어찌 군인의 

전투용 야전 갑옷도 뚫을 수 있는가

찌르는 순간의 마취로 존재를 못 느낀 채

떠난 후에야 따끔한 깨달음을 얻는다.


언제나 아픔만 안겨줄 뿐인 너이기에

못 생긴 놈들이라 비난할지언정

아름다운 말로 칭찬할 수가 없었다.

호시탐탐 흡혈 기회만 노리는

너를 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도 없었다.


조용한 장소에서 은둔하며

적당한 목표물을 찾아가는 치밀한 전략에

매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데

한번인들 너를 사랑할 수 있으랴.


밤새워 달려드는 끈질김은 어떠한가

무례한 입맞춤에 부어오름을 보면서도

이제는 경외의 마음으로

한 방울 피를 얻 목숨 걸고 다가오는

너를 인정할 수밖에 없구나.



이미지 출처 : Pexels


※ 붙임: 실내 온도가 따뜻했는지 며칠 전 분갈이를 한 화분 위에서 아주 작은 벌레들의 비행(飛行) 보였습니다. 이 꽃샘 추위도 금세 모기의 계절로 바뀌겠지요. 한 번이라도 나는 목표를 향해 혹은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목숨을 걸어본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았습니다. 성과가 없어도, 아니 실패했어도 그저 최선 했다는 의미 없는 변명으로 자기만족의 뒤에 숨어버리지 않았던가 성찰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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