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S 2025

마케터가 살아남는 법, 데이터 위에 질문을 세우는 일

by 마케터 L

AI가 마케터를 대체할까? 처음엔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MGS 2025 현장에서 그 질문은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케터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캠페인을 설계하며, 고객 여정을 상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클릭 수부터 전환율 최적화까지 대부분이 자동화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걸 AI가 해낸다면,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은, 내게 처음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안겼다.

unnamed (1).jpg 출처: MGS 2025

컨퍼런스 강연 중 한 발표자가 말했다.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닙니다. 전략 파트너입니다. 정말 그럴까? 단순히 트렌디한 포장일까? 나는 이 말이 내 일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스스로 물었다. AI는 반복 작업을 빠르게 처리한다. 특히 광고 입찰, 전환 최적화, 세그먼트 테스트처럼 수치 기반의 영역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르다. 하지만 그 AI에게 무엇을 목표로 학습시킬 것인지는 여전히 사람이 설계해야 한다. 우리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람에서, 데이터를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메시지. 나는 그것을 그날 처음, 강하게 받아들였다.

IMG_1773.jpg MGS 2025 현장 출처: 마케터L 브런치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찐 유저에 대한 이야기였다.

3040 여성, 관심사 기반 유입자같은 타깃 설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진짜 고객은 그보다 더 복잡한 결로 존재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고객이 언제 떠나고, 왜 돌아오며, 어떤 순간에 팬으로 전환되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은 단순한 리텐션 관리가 아니었다. 고객의 맥락을 연결하고 관계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그런 관점에서 팬 커뮤니티를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한 사례가 소개됐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이 역시도 마케터의 일이었고, 그건 AI가 아직은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이었다.

unnamed (2).jpg 출처: MGS 2025

나는 종종 AI가 마케터의 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사장될 직군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AI는 도구가 아닌 동료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전략을 짜면, 그것을 수치로 실험해주는 팀원. 마치 잘 짜여진 A/B 테스트 구조를 대신 수행해주는 실행자처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략적 구조를 고민하고 실험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숫자는 실행해주는 시대다. 설계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unnamed (3).jpg 출처: MGS 2025


MGS 2025는 거대한 기술 전시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진짜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되묻는 자리에 가까웠다. AI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은 맡기되, 그 위에서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 나는 그게 앞으로의 마케터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으니까.


"AI 시대에, 나는 어떤 마케터가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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