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은 인류의 기원과 함께 시작하여 아직도 풀리지 않은 난제이고 개인적으로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해왔던 것 같다.
확실하게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7년 전의 나는 행복 그 비스무리한 감정을 지금보다는 자주 느꼈던 것 같다.
영화 비긴어게인이 한창 상영 중이었을 때였다.
영화관에서 일하던 당시 영화 마지막 부분에 Adam Levine이 lost stars를 부를 때면 상영관 복도 바닥에 털썩 앉아 노래를 듣곤 했다. 특히 음향이 가장 좋다던 상영관의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노래는 그대로 내 몸으로 퍼져 마치 그 노래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득 차는 느낌을 주곤 했다.
캄캄하고 지저분한 바닥에 쪼그려 앉아있는 그 느낌이 뭐가 그렇게 좋았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웃음이 난다. 그때는 모든 것이 생생했다.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한 초록색 나뭇잎도, 파아란 하늘과 구름도, 그늘 아래 마시던 시원한 커피 한잔도, 벤치에 잠시 눈을 감고 누워 온전히 세상을 느끼던 그 시간들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른들의 시시한 이야기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일들이 그저 그렇게 익숙해지고 무뎌져갔다. 그것은 아마 필연적인 인과관계였을지도 모르겠다.
감성적으로 예민한 편이었던 내 마음은 과분할 정도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었지만 그 덕분에 슬프고 힘든 일도 두배, 세배로 느끼곤 크게 좌절하고 힘들어하기도 했었다. 마치 팔레트 속 각자의 네모에서 다양한 색을 다채롭게 뽐내던 물감들이 수업이 끝난 후 물통 속에 뒤섞여 까만 물이 되어 수돗가에 버려지듯 그때의 생생한 감정들은 까맣게 뒤섞여 저 깊은 심연 속으로 버려지고 남아있는 것은 건조한 웃음과 냉소뿐이었다.
어느샌가부터는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지만 그와 비슷한 기쁨 정도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가랑비에 젖어 가듯이 점점 더 강한 자극과 더 커진 소비를 반복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다양한 종류의 공허함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어떻게 해야 다시 그때의 감정과 마음가짐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7년 전의 행복했던 내가 스크랩해놓은 이 오래된 중국의 고시가 내 마음에 조그마한 변화를 다시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