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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헤드셋, 꺾인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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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 Nov 30. 2024

오늘 아침에는 가방에서 한몸처럼 여겼던 책과 헤드셋을 꺼냈다. 그 자리는 퇴근 후 펼치지도 않은 무겁고 커다란 노트북이 대신한다. 어제는 아끼는 부사수를 다그쳤고, 이어서 후회로 몸부림쳤다. 인정의 말에서는 알 수 없는 외로움에 시달렸고 모두가 내 선택을 응원하던 순간에도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나를 보듬는 것들이 하나씩 자취를 감춘다. 더 이상 작용하지 않는다. 사람을 좋아하는 내가 고요를 택하는 날이 잦아지고 공허한 소용돌이 안을 떠다닌다. 두통은 만성이 된 것처럼 일상을 흔들고, 이 이상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게 부러져 꺾인 나를 두고, 사람들은 인사를 잘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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