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하루는 흐른다

멈춘 것처럼 보여도, 계속 흐르고 있다

by SH

창밖으로 비가 내린다.

처음에는 창틀에 맺힌 물방울을 바라보다,

그 물방울이 조용히 아래로 흐르는 걸 따라간다.


오늘 하루는 어쩐지 느릿했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고,

머릿속은 안개 낀 듯 흐렸다.

그래도 시계는 움직이고,

시간은 내 마음과 상관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예전 같았으면 조급해졌을 것이다.

‘왜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

‘이러다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도,

어쩌면 내 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지된 것은 아니다.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내 마음은

지금도 조금씩 방향을 정리하고 있었다.


흐르지 않는 날도, 흐르고 있는 중이다.


잠시 멈춘 오늘이,

내일의 나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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