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어주는 마음

조용히 비를 바라보았다

by SH

오늘은

괜히 마음이 무거웠다.

무슨 일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

숨이 조금 가빠졌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자니

말이 길어질 것 같고,

괜히 더 복잡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창가에 앉아

가만히 비를 바라보았다.


소란스러운 마음과 달리

밖은 고요하게 젖고 있었다.

빗방울이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을

조용히 따라가다 보니

머릿속이 조금 비워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구와 있지 않아도

이 순간이

나를 잠시 쉬게 해주었다.


나는 이제 안다.

때로는

누구도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다는 걸.

조용히,

내 마음과 단둘이 머무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다정할 때가 있다는 걸.


조용히 비를 바라보던 그 시간,

나는 스스로를 가장 깊이 안아주었다.


아무도 없던 자리에서,

나는 나와 함께 있었다.


“그 공간과 함께”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3화천천히 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