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결국은 꽃이었다
나는 늘 서두르는 사람이었다.
빨리 괜찮아지고 싶었고,
더 빨리 단단해지고 싶었다.
그래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꾸 비교했다.
누구는 벌써 저만큼 가 있는데,
나는 왜 아직도 이 자리일까.
그러다 문득
베란다에 놓아둔 화분을 보았다.
어느 날은 잎만 자라나더니,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작게 꽃을 피우는 모습이
괜히 나 같았다.
생각해보니
내 마음도 그랬다.
조금 더디고,
조금 늦었을 뿐
결국은 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재촉하지 않기로 했다.
남들보다 느려도 괜찮다고,
조금 오래 걸려도 결국 꽃이 될 거라고
살며시 웃으며 마음을 다독였다.
조금 늦어도 괜찮아
천천히 피는 꽃은 더 오래 향기롭다.
나는 느려서 다행이었다.
결국 피어난 자리에서, 더 오래 머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