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더 또렷해지는 마음의 결
여행지였다.
낯선 길과 낯선 냄새가 몸에 스며들었다.
모두 처음 보는 풍경인데,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익숙하게 저렸다.
카메라를 꺼내어 눈앞의 풍경을 몇 장 담았다.
사진 속 나는 웃고 있었지만
그 표정이 조금 낯설었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 옆에서,
나는 마치 오랫동안 혼자 서 있던 사람 같았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낯선 도시의 저녁 공기가
조금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도로 위를
수없이 스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내겐 조금 먼 이야기처럼 들렸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가
그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였을지,
아니면 조금은 사라지고 싶어서였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 낯선 공기 속에서
내 마음은 더 또렷해졌다.
익숙한 곳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결들이
조용히 몸 안에서 움직였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혹시 내가 찾으려 했던 건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나였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