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예찬.
선물받은 시집. 책을 선물받는 일은 꽤나 의미있는 일이다. 원래는 시집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였는데 사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 변하기도 하는거지 뭐. 이렇던 저렇든 상관없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그렇게 무한대로 시가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고 이젠 멈출수가 없다. 그대들의 시를 담아내는 일을 내가 그만두지 않을테니.
오래두고 사귀어온 지인이 시집을 골랐을 당시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무엇보다도 제목부터 위안이 되었다. 시집의 우아함은 제목도 너무 한줄의 시 같다는데에 있다. 시집들의 제목을 살피어보는 일도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어찌나 다들 한결같이 치밀하게 예쁘기만 한지.
예전에는 누가봐도 괜찮아보이는 것들을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보통이고 평범하지만 스스로를 멋지다고 여기는 것들에게 무지막지하게 끌린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세계는 종잡을 수 없이 변하고 나도 덩달아서 바뀌어가고 있다. 평범한 듯해도 어떤 면에서는 우리를 사로잡는 것들이 많아지기를.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눈과 얼음뿐. 아무것도 없는 곳에 깨어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영주, 영혼이 있다면 중에)
시인들은 솥밥을 먹지않고 별빛을 마시고 잠이드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나같이 반짝거리는 문장속에 파묻혀 오늘밤도 최선을 다해 행복해져가고 있다. 시가 주는 위로가 담긴 밤을 군밤처럼 구워 나눠줘도 될까요 그대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