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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고양이가 아닌 것 같다

알 수 없어서 더 깊어지는 교감




나는 가끔씩 우리집 고양이 '먼지'가,

고양이가 아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 것 같을 때가 있다.

우리 딸은 먼지가 너무 귀엽다고, 그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하겠다고,

그래서 짜증 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고양이를 고양이로,

그냥 고양이의 특성만을 안다고 해서

우리 집 고양이 '먼지'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먼지의 눈망울은 특별한 느낌을 준다.

언제 가는 이 눈빛을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지금은 그저 바라만 보고

궁금해할 뿐이다.


'내가 네 맘 다 알아'라는 표정을 지으면

넋 놓고 같이 눈을 마주하며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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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우리 먼지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그 생각도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고양이를 상대로 '생각'을 하고 있는

멋쩍은 내 모습이 보여서


'도대체 뭘 안다는 거야..'

구시렁거리며 다시 나를 바라보는 먼지를 본다.


그러다가 뭔가를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되면서

다시 구시렁거린다.


'나는 또 뭘 알아주길 바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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