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낮잠 Jun 06. 2018

퇴사와 이직이 남긴 것들

긴 여정 중의 티끌일 뿐

나는 햇수로 11년 차의 직장생활 동안 5번의 이직을 했다.

익숙한 곳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는 성격이기에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 회사에 오래 다니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회사를 다니다 보니 새로운 일들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고, 업종/직무 변경, 스타트업 등 여러 종류의 변화를 겪으며 짧은 기간 동안 꽤 많은 이직을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짧은 경력은 일반적으로는 커리어에 리스크 요인이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이력서에 쓰인  경력만 보았을 때는 오해나 편견을 가질  있기 때문이다. 항상 신중하게 결정을 했고, 열심히 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이직을 많이 했다는 사실은 이따금씩 불안하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만히 있었다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을 것들, 여전히 알지 못했을 것들이  많다.ㅔ모든 과정들이 100% 옳은 길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는 말할  있을  같다.

최근에는 이런 경험들을 숨겨야 할 콤플렉스로 삼기보다는 솔직하게 그간 내가 고민하고 느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회사는 어떤 측면에서는 다 똑같다.

어떤 회사를 다녀도 100% 내 상식대로 합리적인 곳은 없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함께 하는 상사&동료였던 적도 있었고, 열악한 인프라&처우인 경우도 있었다. 단지 종류가 다를  어느 곳에나 어려움은 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나만의 기준은 꼭 필요하다.

함께 하고 싶은 동료가 있는가? 나에게 성장의 여지를 주는 회사인가?  상관 없고 금전적인 보상이  회사인가? 누가 들어도 어깨 으쓱할만한 네임밸류를 가진 회사인가?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회사는 다 똑같으니까 참고 무조건 버텨야만 하는 곳은 아니다. 대신 이렇게 내가 회사를 다니는 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세워두면, 일정 부분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부분이 존재해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력서에 쓰인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나의 경력 중에는 6개월가량 짧게 다닌 회사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콤플렉스가 될 수 있지만 기간보다 중요한 건 내가 그 순간들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보냈느냐라고 생각한다. 결국 시간이 흐르고 나면 함께한 사람들은 내가 이곳에 얼마나 있었는가를 기억하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내가 어떻게 일했는가,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기억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시대는 꽤 많이 달라졌다.

경력 면접을 보면서 느낀 것은 꽤 많은 분들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계셨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뜻대로 잘되지 않았음에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의기소침함도 있었지만, 그 결정을 하면서 했던 나의 생각과 만족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겪었던 시행착오의 경험들을 솔직하게 잘 이야기했을 때 대부분의 분들이 수긍을 해주셨다. 물론 이런 나의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곳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세상은 넓고 우린 열심히 살았으니까 그동안의 내 선택과 고생해온 시간들을 너무 부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긴 여행 중의 티끌일 뿐

내가 밤새 잠 못 이루고 고민해서 결정해서 떠난 길이 내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긴 여행 중의 티끌 같은 순간일 뿐. 직장에서의 퇴사가 인생에서의 퇴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좀 더 잘해보려고 했던 고민의 시간들이 언젠가는 빛을 발할 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하며 살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시작하는 여행자여 안녕!

이전 07화 직장상사에게서 도망쳤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