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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Feb 25. 2024

평양의 영어 선생님

2015년 작가 방한때 만난 후 작성한 글


'평양의 영어 선생님' 재미교포 작가인 수키김이 평양과학기술대의 영어선생님으로 지낸 기록을 쓴 체류기다. 오만일수 있지만 이 책이 내게 특별한 이유는 그간 알지 못했던 북한 주민들의 정신세계나 사고방식에 대해 적어내려갔다는 점이다.


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최고, 파스타보다 냉면이 최고, 서양 음식을 즐기는 것은 조국에 대한 배신, 세계 최고의 국가와 도시는 각각 북한과 평양. 북한 학생들에 팽배한 국수주의는 그들이 왜 계속해서 스스로 빗장을 걸어 잠구는지를 알수있게 했다.


사실 확인이나 증거를 찾지 않고 믿거나 주장하는 그들의 사고 방식은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김씨 부자에 충성할수 있는지를 이해하게 했다. 실제로 그들은 논지를 증명하는 글을 쓸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남한의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김정일이 혼자 수백 편의 오페라와 수천권의 책을 썼단다"라는 말의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않게 하기 위해 북한 정부는 그들에게서 비판적 사고나 실증적 접근법을 앗아간 모양이다.


아사자의 숫자, 탈북자의 숫자, 수용소의 숫자 등의 '수치'들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정신세계, 사고방식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키김이 교육한(혹은 증언한) 그녀의 학생들은 모두 북한 최고위층의 자제들로 북한의 미래가 될 인물들이 아닌가.


몇몇 사람들은 수키김의 책으로 인해 북한 내부의 사람들이 고초를 겪을 수 있다며 염려하고, 비판했다. 그러나 수키김의 말처럼 작가는 진실을 전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고초가 왜 수키김의 탓인가. 그 탓은 정당한 사실전달에 앙심을 품고 자국민을 괴롭게하는 북한 지도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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