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회사쇼핑은 필수
라떼충 : 지적이나 충고할 때 자주 쓰는 “나 때는 말이야”라는 표현을 중의적으로 비유한 신조어
라떼충이라는 단어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꼰대라는 표현은 과거에도 많이 쓰긴했지만 꼰대가 요즘들어 더욱 없어져야할 나쁜 잔재가 된 느낌이다.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을 봐도 이제 젊은 사람들은 더욱 꼰대를 견디지 못하는, 아니 견디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실감하는 바이다.
사회 초년생, 어린나이에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을 가보았던 한 회사가 있었다. 5명 정도의 사람들이 내 앞에 앉아 부모님이 하는 일이나 형제관계 등에 대해 캐물었고 본인들의 가족관계 고정관념에 대해 한마디씩 던졌다. (결코 좋지 않은 고정관념말이다.) 그리고 급여에 대해선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으며 마지막으로 내 어학실력을 테스트 해보겠다며 시험? 비스무리한 것도 보게 했다. 면접 도중 알려주길 회사 대표가 아주 까칠하고 성격이 불같다며 조심해야한다고 내게 팁아닌 팁까지 주며 그 와중에 바깥 눈치를 보았다.
또 몇년 전에 면접을 보았던 외국계 회사도 떠오른다. 남자1, 여자1 면접관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물어보기 보다는 주로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는지, 야근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았고 열정을 탐색했다. 나름 꽤 오랜사회생활을 버티고 난 이후였던 터였기에 나 또한 만만치 않게 답했다. 그 당시에 내가 원하는 만큼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 회사와 환경에 대해서 질린 상태라 당연한 야근은 힘들 것이라고 딱 잘라말했다.
그때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에게 신기하다, 별종이 다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나 그로부터 몇년이 지난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제 취업을 시작하거나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입들은 맹목적이고 의미없는 충성을 바치지 않으며 꼰대를 참지 않는다. 싫은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특징이 있다고 어떤 이들은 탄식을 내뱉지만 그게 왜 탄식을 할 일인지 모르겠다. 나이를 떠나 같은 인간이고 성인이면 누군가에게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다. 설령 그게 회사 내 일지라도 말이다. 업무에 빵꾸가 나거나 역량이 부족한 것은 당사자 본인이 인사 고과 때 스스로 책임질 일인 것이다.
온갖 구인광고를 봐도 최저임금을 주는 곳이 아직도 90프로이다. 나라에서 최저임금을 올려도 200이 채 되지 않는 세후 월급에 외국어능통은 필수인 곳이 수두룩 하다. 많이 배우고 능력좋은 신입들이 그 월급을 감수하면서도 지원하고 합격했지만 그 회사에서 과연 만족을 시켜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갖은 라떼충들이 포진하여 안그래도 팍팍한 회사생활을 더욱 힘들게 한다. 그러니 다들 대기업에서는 돈이라도 많이 주니 견디지, 그것도 아닌 최저임금 급여받고는 못 다닌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한 두달 하고 퇴사해 버리면 회사입장에서도 요즘 애들이 인내심이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요새 젊은 사람들의 회사 쇼핑을 응원한다. 괴롭히는 상사가 있으면 참다가 병나지 말고 관둬야 하며, 급여에 비해 노예처럼 부리는 곳은 급여수준에 항의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복지 수준을 가진 회사를 찾을 때까지 주저없이 재고 또 재는 것이 마땅하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곳에서 인재를 품게되고 그 인재들이 돈을 벌어다 준다. 자르기는 쉽고 최저임금을 주면서 충성하길 바라는 회사는 지원자들에 의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