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해산물 대잔치

포르투갈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

by 헤나따

서핑 스팟으로 유명한 에리세이라(Ericeira)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산타크루즈(Santa Cruz)라는 해변 마을이 있는데, 이곳은 매해 9월 경 게축제가 열린다. 한국의 대게랑은 조금 다른 브라운크랩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축제이다. 껍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포크, 나이프 옆엔 망치가 서빙된다. 게 껍질을 망치로 두드려가며 실컷 게살도 발라먹고, 우리나라에서 게딱지에 밥 비벼먹는 대신 포르투갈에서는 소스를 버무려 빵을 찍어 먹는다.


이렇게 실컷 먹고도 1인에 18.50유로(2018년 기준). 주의할 점은 망치로 두드리다가 게즙이 사방으로 다 튀어서 실컷 먹고 나면 온 몸에 게 비린내가 밸 수 있다. 욕심껏 많이 먹고 싶은데 두번째부터 서빙되는 게는 느낌 탓인지, 이미 물려서 그런지 엄청 짜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처럼 갓 쪄서 뜨끈뜨끈하게 먹는 문화가 아니라, 미리 쪄 두고 식혀서 나오는게 일반적이라 짠맛이 더 강하다. 그래도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한 번쯤 가볼만한 축제이다.



게를 실컷 먹고 이제야 여유가 생겼는지 식당 밖으로 나와보니 이렇게 탁트인 대서양이 펄쳐져 있다. 9월이지만 아직도 날이 꽤 더워 해수욕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서양 바닷물은 한 여름에도 매우매우 차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포르투갈 식당 메뉴판에서 전체요리로 나오는 거북손(percebes)을 주문해보시라. 한국에서는 꽤 귀한 음식인데, 포르투갈에서는 메인 식사 전 에피타이저로 한 그릇 수북히 나온다. 그외에도 타이거 새우를 비롯한 각종 새우,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오븐에 구워 식담이 부드러운 문어 스테이크, 와인과 고수를 넣고 찐 향긋한 조개찜,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 맛는 해물밥 등 해산물을 종류대로 만끽할 수 있다. 해산물 요리를 먹으려면 "Cervejaria(세르베자리아) 라고 적힌 식당에 가면 된다. 원래 뜻은 "맥주(Cerveja)양조장"이라는 뜻이지만 보통 세르베라지아는 일반 레스토랑보다는 조금 더 고급이면서 해산물을 위주로 파는 식당이다. 당연히 술도 같이 판다. 우리나라사람들이 치맥을 즐긴다면, 포르투갈 사람들은 해산물+맥주 조합을 즐기는 것이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면 포르투갈 사람들은 해산물의 비릿한 맛을 고수로 잡는다. 그래서 해산물 요리를 주문하면 조리 과정에서 고수가 사용될 확률이 매우 높다. 빼달라고 미리 부탁을 할 수도 있지만, 일부 식당에서는 조리 과정 자체에서 이미 들어가있기 때문에 완전히 빼기는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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