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실, 2인 1실

by Anima

방이 세 개, 화장실이 하나라 넷이 살기에는 불편했다.

윤아는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방을 혼자 써야 했고, 대학생인 주성이 한 방 차지하고 막내와 내가 안방에서 같이 지냈다.

밤잠 없는 막내는 내가 잘 때 불을 켜거나 덥지도 않은데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곤 한다.

과제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그때마다 잔소리를 하거나 이불을 뒤집어쓴다.


소형이라도 화장실이 두 개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구형이라 화장실이 하나다.

밖에 나갔다 급해서 신발도 내동댕이치고 들어올 때 마침 사용 중이면 긴급 상황이 벌어진다.

상가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양동이를 사용하라고 방법을 제시하지만 누가 그렇게 할 것인가?


항공 승무원인 윤아는 주로 인천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온다.

집까지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지만 막힐 때는 거의 두 시간이 걸린다.

소변을 오래 참지 못하는 애가 커피까지 마시고 오니 급박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미 화장실에는 둘째가 자리 잡고 누나가 와도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그만 끊고 나와.


알았어. 좀 기다려.


옷 대강 입고 나와.


아휴, 마음 놓고 볼일을 못 봐.


뭔 화장실을 30분이나 쓰냐?


내가 나서서 문을 두드리면 그제야 불만 가득한 얼굴로 나온다.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져서 화장실이 둘 있는 집으로 옮기기로 했다.

막내와 방을 같이 쓰고 있는 문제도 해결하려면 방이 네 개는 있어야 한다.

방 하나에 서너 명이 복닥대던 일은 어린 시절 얘기다.


방 세 개에서 하나가 늘어나니 대출금이 '' 소리가 난다.

젊을 때 빚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더니 이제 빚을 청산해야 할 나이에 억대의 빚을 지게 생겼다.

신용카드대금을 연체한 적이 없고 공무원 신분이라 신용 등급이 높아 다행이다.


나중에야 어찌 됐든 연금대출을 최대한 받고 나머지 금액은 주택담보대출로 받았다.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니 급여, 공과금이 자동 이체 되어 있어 우대 금리를 적용받았어도 한 달에 이자 100만 원 정도를 은행에 내야 한다.

소형 아파트 월세가 나가는 셈이다.

월세는 그냥 버리는 돈이지만 대출금은 물더라도 아파트가 남는다고 위로를 삼는다.

요즘 하는 말로 방 하나는 은행 소유라는 말이 맞다.

우리 집은 방 하나와 화장실 하나가 은행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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