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젊은 느티나무 Dec 13. 2022

혼자만 알기 아까운 히비스커스

자메이카의 뜻을 아시나요? 히비스커스 식물이랍니다.


히비스커스와의 첫 만남

방치되었던 화단의 자갈을 들어 올리고 표토를 수북이 넣어 준비를 마친 후 심을 꽂을 찾아 나섰다. 그때는 데이지가 어찌나 싱싱하게 보이던지 키가 큰 데이지를 두 무더기를 심고 사이사이에 일 년생 핑크색과 보라색 페튜니아를 심었다. 코스코에서 화분에 심어져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꽃인지 나무인지가 눈에 띄었다. 꽃 모양이 무궁화 꽃처럼 보이는데 색깔은 핑크색으로 한국의 무궁화보다 색이 진하고 화려해서 같은 계열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든든한 나무 둥지가 있어서 당연히 다년생 꽃으로 생각해서 화분에서 꺼내어 화단에 심었지만 다음 해에 다시 볼 수 없었다. 그 꽂이 히비스커스였다. 그러다 몇 년 후 히비스커스를 코스코에서 다시 만났다. 저항할 수 없이 아름다운 꽃을 이번엔 실수 없이 꽃을 피워야지 마음먹고 화단에 심었는데 역시나 다시 피지 않았다. 한 번의 실수는 배움의 기회요 두 번째 같은 실수를 하면 바보요 세 번째 실수는 그 사람한테 문제가 있다고 하는 속담이 있는데 세 번째 같은 실수를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 후로는 그 꽃을 볼 수가 없었다.

원래가 적도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로 미시간에서 자라기에는 너무 추워서 일 년생으로 마감한다는 정보를 나중에 알게 되었다.

오미자, 히비스커스, 말린 생강(좌) | 티팟에 넣어 우릴 준비(우)


히비스커스와 두 번째 만남

작년 여름부터 야채와 과일을 말리는 것을 알게 되어 가을까지 주로 야채 말리는 일을  하면서 분주하게 보냈다. 그러다 마이어 그로서리에 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한 모퉁이에 말려진 고추와 연근처럼 생긴 열대 과일과 열매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말린 적포도주색의 꽃잎처럼 보이는데 자메이카라고 쓰여있어 일단 적도의 식물이란 생각에 식품 코너에 있으니 무엇인가에 쓰이겠지 하면서 샀다. 그때 그곳에서 산 진한 자주색의 푸른(prun)으로 예쁜 자두 잼을 만들게 되어서 자주색에 호감이 있었다. 자주색(혹은 보라색)에는 안토시아닌이란 항산화제(폴리페놀)가 풍부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무엇인지도 모르고 색감을 보고 선택하였다.

"이것이 무엇에 쓰이는 물건이고?" 

사다 놓고도 한참을 내 버려두고 있었다. 낯선 식물에 대한 저항감 때문일 것이다. 포장에는 <Jamaka>라고만 쓰여 있어서 자메이카에서 생산된 것은 알겠는데 그 이외의 정보가 없고 무엇인지 찾아볼 단서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서 포장을 뜯은 다음 냄새를 맡아보고 입에 넣어서 맛을 보았다.

약간 떫고 신맛 나는 크렌베리와 비슷하다. "아~ 크렌베리의 꽃이거나 잎인가 보다. 그럼 차로 우려먹으면 되겠네" 싶다. 차로 우려내니 빨간 루비 아니면 적포도주색이 화려함의 극치이고 맛을 보니 크렌베리 주수와 비슷하다. 약간 시고 떫은맛이 오미자와 비슷해서 첨가하고 말려놓은 생강을 넣어 풍미를 더하고 꿀을 타니 제맛이 난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색을 구할 수 있을까? 색이 주는 럭셔리한 느낌이 좋아 지난겨울부터 여름까지 내내 차로 아니면 음료수로 마시고 거의 바닥이 나서 다시 찾아 나섰다. 그런데 웬걸 보이지가 않네. 지난가을쯤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발걸음을 하여도 찾을 수가 없어 기후변화로 영향을 받아 수확이 안되었나 싶은 생각에 아마존에서 찾아보았다. 크렌베리 히비스커스라고 생각하여 그 이름으로 찾아도 내가 그로서리에서 본 패키지는 보이지 않고 비슷해 보이는 것이 있다. 주문을 해서 차를 만들어 보니 용량도 적은 데다가 여러 가지 혼합이 되어있어 색이 우러나질 않았다. 적잖은 실망 했지만 하는 수 없었다. 남은 것을 아껴서 마시는 수밖에...

그런데 며칠 전 다시 그로서리에 들렀더니 바로 그 자리에 떡하니 나와있지 않은가. 보물을 찾은 느낌과 반가운 느낌으로 세 개를 집어 들었는데 고생하며 찾아 헤맨 생각에 양이 차지 않아 하나를 더 집었다.


자메이카

자메이카는 스페인어로 하마이카로 발음되며 히비스커스 식물이라는 의미로 "Agua de Jamaica (Hibiscus Iced Tea)" 멕시코에서 여름에 더위를 식히는 아이스티를 만들 때 사용되며 겨울에는  "Rosa de Jamaica"라고 하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는 음료수나 칵테일을 만들 때 쓰인다고 한다. 히비스커스의 이름과 종류도 엄청 많다고 한다. 미국에서 불리는 정확한 이름은 Roselle Hibiscus(로젤 히비스커스)이며 남부지방에서는 크렌베리 히비스커스라고 불린다. 자메이카에서는 Sorrel(소렐)이라 불리며 정확한 학명은 "Hibiscus sabdariffa"라고 한다. 그 외에도 이집트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마신 차라고 하며 포장지에 밝혀진 원산지는 사우스아프리카라고 되어있다.


이전 09화 DIY 활성 숯 비누와 샴푸 비누 만들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