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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버슬릭 Jun 03. 2023

책 속에서 다음 읽을 책을 고릅니다. [3]

철학이 세상의 근간이라서 무엇을 읽더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고 말이다. 그럼 뭘 좋아하는지 되묻는다. 잘 모른다고 답이 온다. 그럴 때 읽어야 할 책은 없는 것 같다. 책을 읽는 이유가 본질에서 벗어나 보인다. 책을 읽는 것이 그냥 좋을 것 같아서 읽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아주 쉽게 그냥 철학부터 시작하라고 한다면 또다시 질문을 할 것이다. 그럼 소설로 시작하라고 하면 또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른다. 그럼 역사로 시작할 것인가. 결국은 아무거 하나라도 진지하게 시작해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꼭 그 책에서 다른 책을 찾으라고 알려준다.


 다양한 범주 중에 역사는 특별히 확장되는 책이 많다. 그 시대를 아우르는 가장 상위의 영역이라서 단어 몇 개만 나와도 세부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어떤 이야기 소재를 정하는가는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된다. 역사책을 읽다가 그리스 로마부터 시작해서 계속 흐르다가 르네상스가 나왔다. 그러면 대부분의 책들이 종교와 그리스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스 문화로 돌아가는 것에 집중을 할 것인지 종교에 집중을 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물론 미술도 이야기할 텐데 미술로 빠지는 것도 선택이다. 그렇다면 책을 다 읽고 나서 종교로 가보자. 르네상스와 종교가 무슨 연관인지 찾아보면 많은 내용들이 나온다. 블로그를 통해서 찾거나 다른 역사책을 통해서 내용을 찾을 수도 있다. 종교가 왜 르네상스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되었는지 알아가게 된다. 역사의 흐름을 알고 르네상스를 알면 종교를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이제 더 많은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예술, 건축, 부르주아, 종교인, 그리스, 스콜라철학 등등 그 시대에 생겨나고 만들어진 수많은 문화와 사상은 아주 다양한 산물들을 만들어뒀다. 관심이 가는 게 있으면 이끌리는 대로 선택하면 된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관심분야 없다면 이 영역은 정말 호기심이 없는 분야이다.


 선택할 것이 없다면 그냥 다른 책을 골라보자. 경제에 관심이 있어서 플랫폼 경제에 관한 책을 골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의 사업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핵심은 플랫폼을 통한 시장 장악력이다. 플랫폼을 기업들이 선호하는지, 왜 플랫폼 기반이 부의 축적을 가져다주었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요즘 잘 나가는 많은 기업들을 플랫폼을 연결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읽다 보면 누군가 쓴 책을 이야기한다. 그 책을 한마디로 요약 설명하면서 이런 이야기이다.

 - 아마존을 소개하는 책은 많이 있다. 그중 실리콘밸리 전문 기자 브래드 스톤의 인상적인 저서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는 헤지펀드 애널리스트 제프 베조스가 아내와 함께 뉴욕에서 시애틀까지 자동차로 대륙횡단 여행을 하며 길 위에서 아마존 사업을 구상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

 이 단락에서 멈춰 섰다면 조만간 책을 사러 서점을 가던가 책이 집으로 올 것이다. 과연 무슨 이야기가 그들 사이에 오고 갔을까. 그 당시 그들의 분위기는 어땠으며 그 여행은 어떠한 여행이었을까 궁금해진다. 플랫폼 경제에 관한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이 하나 도착한다. 그리고 시간이 될 때 책을 읽어 나간다. 상상했던 그 모습을 그리며 읽어나간다. 아마존의 사업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가게 된다. 아마존에 대해서 궁금하면 관련 서적을 찾아보면 되고 베조스 관련해서 찾아보면 된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아마존은 탄생했고 신화가 되었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것은 나에게 흥미로운 것이 없다.


 이번에는 서점에서 심리에 관한 책을 들쳐본다. 왜 사람들이 내 마음 같지 않은지에 관해 쓴 책이라고 한다. 속독으로 읽어 나간다. 작가를 보니 심리학 전공자는 아니다. 빠른 속도로 책 내용을 훑어보고 나니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왠지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책을 구매한다. 서점 구석에 앉아서 시간이 될 때까지 읽어 내려간다. 각자의 세계가 각각 존재한단다. 세상은 각자가 구성해 둔 세상이라서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는 것이다. 그 두 세계가 만나면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서로가 이해하는  것은 조금 또는 많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서로서로 잘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단다. 나의 세계는 모두가 보는 세상과 똑같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이야기 같다. 진짜 그런 거 같다. 한 번도 접근해보지 않은 생각인데 신기하게 느껴진다. 그럴 수 있다고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관념이 생겨났다.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이래서 어렵구나. 연애를 한다는 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구나 말이다. 심리학 책을 한 권 읽고 나니 유명한 심리한 서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언젠가 읽어보겠다는 욕심만 가지고 거기서 잠시 멈춘다. 그래야 새로운 책을 받아들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묻는다면 마음에 드는 책을 사서 속독이나 정독해보고 그 책에서 다른 소재의 책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책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이 끌리는 대로 고르면 된다. 르네상스에서 근대철학으로, 칸트를 넘어 비트겐슈타인까지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까지 흘러갈 수도 있다. 방향을 달리하여 르네상스에서 미술로 넘어갈 수도 있으며, 르네상스에서 그리스도교의 역사로 넘어갈 수도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일부러 어려운 책을 접하는 사람도 있다. 전혀 모르는 내용이나 어려운 내용을 골라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늘려가려는 목적이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빌려 말하자면, 책은 자신의 수준보다 약간 높은 책을 읽고 찾아오는 고통을 즐기며 지식을 늘려가는 것이라고 한다. 책이 너무 쉽게 읽힌다면 그건 너무 잘 아는 내용이므로 책을 덮어야 한다고 했고, 진도가 안 나가는 너무 어려운 수준이면 잘 모셔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내가 맞는 수준의 책을 고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년간의 많은 책들을 읽으며 무엇이 양서이고 악서인지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분야에 호기심이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책을 쉽게 읽어나 갈 수 있다. 캠핑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국의 캠핑장 추천 순위를 전해주는 책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캠핑 용품을 소개해주는 책과 각 용품의 사용 방법 그리고 캠핑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전해주는 책을 찾을 수 있다.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철학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언어의 역사에 관심이 있을 수 도 있으며 인류의 진화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관련 책은 수없이 많으며 대형 서점을 찾아가서 얼마든지 읽어보고 구매하면 된다.  개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명확하다면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는 법에 익숙해진다면 분명 다독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그때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 요즘은 어떤 책을 주로 읽고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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