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은 왜 감축을 추진할까?
*A 선생님과 지인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중 공개된 내용 일부를 재구성.
2024년 2월 22일, 선생님의 생일이었던 그날 인근 학교에서 2학년 학생이 전학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두 학급에서 한 학급으로 감축되고 새 학기를 맞이하기 전의 일이다. 선생님은 소식을 듣자마자 단단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ㄱ초는 2023학년도 특수학급 배치 학생 7명으로 2학급을 운영하던 학교다. 2024학년도 입학생 1명을 포함해 추정 인원이 6명이 되면서(11월 초등 입학 대상 학생의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이 마무리되면 다음 연도 추정 인원이 파악된다) 교육청은 ㄱ초 특수학급을 2학급에서 1학급으로 감축한다. 2023년도 7월에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과에서 실시한 신증설 및 감축 수요 조사에 ㄱ초는 학급 유지로 보고하였지만, 그해 11월 감축 기준 6명 해당교로 감축 예정이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이전에는 학교의 사정(학생의 장애 정도, 일반 학급 배치 학생 수 등)이나 주변 인구 이동(타시·도 전입 추이, 신축 아파트 등) 등을 고려하여 1년의 유예 기간을 두었다. 그런데, 2024학년도에는 ‘6명 1학급’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였다.
A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이런 상황을 전해 듣고 탄식을 했다.
현장을 반영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하는 교육지원청이 엄격한 기준을 두고 그 기준을 학교에 통보하여 지원 요청을 원천 봉쇄하는 꼴이 얼마나 권위적인가 말이다. ‘장학이가 온다’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교육청이 교육 전문직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감축이 의미하는 것을 A 선생님은 또렷이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ㄱ초가 첫 학교인 선생님은 발령 이후에 계속 특수학급이 2학급인 근무 환경에 있었다. 두 학급이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대체할 수 있는 교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의 이른바 ‘돌발 행동’에 대응해야 할 때 다른 특수 교사가 교실에 남은 학생을 잠시 돌봐 줄 수 있다. 특수학급 각종 행사 및 교육과정 운영, 통합교육 지원,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지원, 특수교육 실무사 및 지원인력 운영 등의 특수교육 업무를 나누어 할 수 있다. 병가나 연가를 써야 할 때, 통합학급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남은 교사가 대신 대처해 줄 수 있다. 학급이 감축된다는 것은 혼자가 된다는 것이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A 선생님은 한 학급을 운영한다는 것이 어떤 고립감을 가져다줄지 몰랐을 것이다. 학교 안에는 많은 동료 교사가 있지만, 특수 교사는 대신 수업을 해 줄 사람도, 대신 업무를 해 줄 사람도 없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이 감축을 당하고 말았다.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데 교사는 부족하고 과원 학급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특수학급을 감축할 이유가 있을까? 증설 기준은 준수하지 않는 교육청이 감축은 엄격하게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2024년에 ㄱ초의 특수학급이 감축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선생님의 올해 봄은 조금 덜 잔인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