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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Dec 19. 2024

전학생

전학생은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3월 18일, ㄱ초로 전학생이 온다. 그리고 곧 3월 말 일반 학급에 배치되어 있던 해당 학교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교육 활동 지원 요청에 따라 특수학급으로 재배치 의뢰(교육청으로 공문 발송)되었다고 한다.

특수교육지원센터는 매달 10일 이전에 배치 의뢰(공문 근거)가 된 건을 다음 달 1일 자로 유형(일반 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 등)에 맞게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배치한다. 하지만 10일 이후에 의뢰되면 한 달이 더 미뤄진다. ㄱ초에서 3월 말에 의뢰된 학생은 공문으로 특수학급에 배치되는 날은 5월 1일 자지만, 학교에서는 의뢰가 들어온 순간부터 지원을 시작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3월부터 지원하고 있었다. 즉, ㄱ초는 3월에 이미 8명의 학생으로 특수학급이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재학 중인 학생은 교사가 학생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기에 생활지도 등이 까다롭지는 않다. 전학생은 다르다. 학생은 새로 전학 온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싸움을 혼자 해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담임 교사와 특수 교사를 비롯 학교생활을 지원해 주는 다른 분들도 계셨을 것이다. 그런 지원에도 학생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많은 게 학교다.


학생은 전학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결정에 있어서 학생 당사자는 늘 소외되기 마련이다. 다니던 학교를 왜 떠나야 하고, 어째서 갑자기 낯선 학교로 등교하는지, 새로운 학교에서는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또다시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된다.


늘 그렇듯이 뭐든 처음보다 두 번째가 더 힘들다. 이제 학교에 대해서 조금 알 것 같았는데, 새로운 환경에 다시 혼란에 빠진다. 그래서 전학생은 초기 부적응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 담임 교사, 특수 교사, 학부모의 각별한 주의 관찰·지도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전학은 대혼란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전학생이 온다는 것은 이러한 어려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빨리 적응해 주면 좋겠지만,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야 한다. 


이럴 때, 특수학급이 과원이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더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은 마음만큼 따라 주지 않는 현실에 교사는 속상하다. 통합학급에서 일어나는 모든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하고 싶지만, 다(多)학년, 다(多)학급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특수 교사 혼자 통제하기란 한계가 있다. 12명의 학생은 12개 학급을 뜻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전학생은 본인에게만 오로지 집중해 주길 바라겠지만 교사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 


학생은 불안하고, 불안은 행동으로 그 정체를 드러낸다.     




특수학급에 근무하면서 종종 전학상담을 받았다. 

전입, 전출 모두 되도록이면 환경을 유지하도록 권한다. 

이사가는 동네가 같은 행정구역이면 더 그렇다. 


24년을 교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4년마다 근무지를 이동하는 것이 아직도 스트레스다. 

성인인 나도 학교를 옮기면, 적응하는 데 1년은 걸린다. 그나마 우리는 아는 사람이 몇은 있다. 

아이들은 아니다. 선생님, 친구들 누구도 익숙한 얼굴이 없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공포일까?


초등과정의 아이들은 자신을 돌보고 교육하는 사람에 대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래야 이 세상이 살아가기에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심리, 정서적으로 불안을 주는 요소들은 되도록 줄여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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