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공지능 진로] 16. 식품공학 및 식품영양학 전공

인공지능 진로 Part-2

by 코딩하는 수학쌤


식품공학 및 식품영양학 전공


우리가 살펴본 전공 중에서 사람이 꼭 필요한 의식주 중 화학공학과에서 화학섬유를 담당하는 ‘의’, 건축학 및 건축공학에서 ‘주’를 살펴봤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식'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인류의 삶에서는 ‘먹고사는 것’이 삶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매슬로우가 이야기한 욕구 단계설에 따르면 사람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안전의 욕구-소속감과 애정의 욕구-존경 욕구-자아실현의 욕구 순서로 단계가 존재하며, 높은 단계의 욕구는 낮은 단계의 욕구가 우선 채워져야만 합니다. 1단계인 생리적 욕구는 생존에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들입니다. 따뜻한 옷을 입고, 안전한 거주지를 확보하고, 생명 유지에 필요한 먹고 마시는 것이 채워져야만 합니다. 그 욕구가 채워진 다음에야 상위 단계의 욕구가 생겨나게 되죠.


음식은 단순히 생존의 도구로 그치지 않습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의 식물, 동물을 섭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하여 새로운 음식과 식품을 만들어왔습니다. 음식에는 사회의 문화, 종교, 기후 등이 담겨있고, 때로는 다양한 사회적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사회와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식문화도 달라졌습니다. 현대는 소득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음식을 대하는 모습도 예전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소위 먹고살기 바쁠 때는 끼니를 때우기 바빴지만 요즘은 맛집을 찾아 멀리까지 가고 기꺼이 1~2시간 기다리면서 식사 순번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음식 식습관이 많이 변화되기도 했습니다. 간편식이나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밀키트의 판매량이 많이 늘어났고, 배송 시스템의 발달로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신선식품의 온라인 구매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1인 가족이 많아지다 보니 편의점에 다양한 반찬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 세트도 많이 출시되었고, 건강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일 새벽마다 샐러드 도시락이 현관문 앞에 배달하는 ‘구독 서비스’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식문화의 변화에 치열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식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학문이 바로 식품 공학입니다.




YMcNcpyEXFh-q35q6TgDy4aR20u69A6Kb7wGzBRvsV5TmJF02HIhuIE8YMYmWlcGiJasVjO0Mdmj-8eduIqxUOohqHZNWB28rjxAJby3pSNBj7Yo8wtySVs-RxiStkOGWI7xRcAG46q15PQC9Q

진로 지도를 하다 보면 화학과-화학공학과처럼 식품공학과 식품 영양학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 궁금한 학생들을 만납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식품 공학은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고, 기존의 식품을 보완하여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며 맛도 개선해나가도록 노력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식품의 가공, 생산, 유통, 저장 등에 관한 내용부터 음식 자체에 대한 이론까지 배웁니다. 음식의 식재료와 양념이 식물과 동물에서 얻어지기 때문에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화학, 미생물학, 생물학 등의 이론도 배웁니다. 생산 및 가공 과정에서 효율성을 위해 공학적인 요소들도 다루고, 유통 과정에서는 경제와 관련한 부분도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식품 영양학은 식품의 영양 성분이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 주로 연구를 합니다. 신체와 관련한 영양학이 중요한 주제이다 보니 ‘어떤 구성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할까?’, ‘이 음식은 건강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등에 대하여 다루다 보니 인체 생리학, 생물학, 생화학 등의 내용들을 주로 다룹니다. 물론 식품의 개발 및 제조 관련 내용도 배우지만 공학적인 측면보다는 영양학과 관련한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양소, 식재료, 식단, 우리 몸의 반응과 같은 부분에 관심이 많거나 학교에서 전체 식단표를 보면서 건강을 고려해보는 학생이라면 식품영양학이 진로에 더 잘 맞을 것입니다.


식품 산업은 최근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식품 산업은 사회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고객의 요구를 미리 예측하려 노력합니다. 날씨나 문화, 유행, 새로운 식자재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 중 무엇이 중요한지를 파악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의 운영 및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농수산 식품 유통공사는 2020년 식품 산업 시장 및 소비자 동향 분석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식생활 변화, 새벽 배송, 밀키트, 간편식, 수산 가공 식품, 집밥에 주로 쓰이는 각종 양념류, 커뮤니티 농산 가공과 같은 7가지의 주제를 기준으로 식품 소비 행동을 다루었습니다. 식문화의 분석을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와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n8_qeByLpOz69sQo3Ty9Ul_galxCM9F3mgSWCt2bz4wSZ8trOakBBAFfEqdgEVdbGsSXUwhnsvIAG4okzIkmZ2RlFydBoZGSNz0ynpEedwMsYTTdkGzTerIRzO-mo0Irsl4Yp4hwsR_WaIoQ_A

롯데제과는 IBM과 함께 2년간 연구한 끝에 딥러닝 기반으로 데이터를 추출하고 예상 매출을 예상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LCIA를 개발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LCIA는 수천만건의 소셜 데이터와 판매 데이터, 날씨, 연령 및 지역 내 소비 패턴 등을 종합해 식품에 대한 미래 트렌드를 예측합니다. LCIA는 2018년 소비자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과맥(과자+맥주)이라는 주요 단어를 찾아냈습니다. 롯데 제과는 이 분석을 바탕으로 혼맥족(혼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꼬깔콘 버펄로 윙 맛을 출시하였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2개월 만에 100만 봉이 판매되었고, 꼬깔콘과 맥주의 연관 지수는 무려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롯데 제과는 이후 LCIA를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영업 전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BXEHLtl1PIY35JsYvocLQfl1xt6irT2FcUSwVWYZsn2Qi8qPUP0VPiZTsT6yn27AHcVVhu3gbyzaHGMCzcP9gGHjOV4i3GibCikqjciyd0i8XUEHpf_EflQPYQkK35cMiN6H86MtIh9PwRKU4g 식재료 특징을 추출하여 최적의 식재료 조합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이미지 출처 : 고려대학교)

최근에는 식재료 속 화학 성분의 특징과 시중 레시피 빅데이터를 이용해 최적의 식재료 조합’을 추천해주는 인공지능도 개발되었습니다. 고려대 강재우 교수팀은 일본 소니의 자회사 ‘SONY AI’와의 공동 연구에서 1561개의 화학 분자와 100만 개의 레시피에서 분석한 식재료 간 관계를 통합한 그래프 ‘Flavor Graph’를 개발했습니다. 기존에는 인공지능이 레시피만을 학습하여 새로운 레시피를 추천해주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에 레시피뿐만 아니라 식재료의 화학 정보까지 포함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 없던 새로운 레시피를 추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팀은 음식의 풍미와 영양까지 고려한 새로운 레시피를 창작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인의 유전 특성이나 건강 상태, 식습관 등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레시피 및 식단 추천과 같은 식품 영양학적인 요소까지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인공지능은 식품공학이 화학, 화학공학 등 다른 학문들의 기술과 결합한 푸드테크의 대부분에서 적용이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SNS 등의 데이터를 통한 음식 문화 트렌드 인식, 식품 생산 및 신제품 개발, 메뉴 및 레시피 추천, 개인 맞춤형 식단표 추천, 요리사 로봇 및 주방 보조 로봇, 식자재 예측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우리의 식생활에 앞으로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레시피가 가상 실험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시뮬레이션과 매출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훨씬 빨리 개발 단계가 진행될 것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개발한 레시피로 운영되는 식당이 운영되고, 전기밥솥 예약기능처럼 인공지능 요리 로봇이 최적화된 개인 맞춤형 식단으로 차려주는 밥이 보편화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keyword
이전 17화[인공지능 진로] 15. 건축학 & 건축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