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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영화]

몬스터 콜

by 감성릴리 Oct 27. 2024

가끔은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내 안의 친구를 불러보자._몬스터콜


이 영화를 처음 볼땐 판타지 영화인가 무슨영화인가 궁금해 하면서 봤었는데,

점점 영화를 보다보니 어떤 어른이든 공감할 수 있는, 자신을 들여다 보게하는 너무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은 아빠는 이혼해서 떠나고, 엄마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고,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와는 사이가 안 좋고, 학교를 가면 왕따를 당합니다.


사실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어디 하나 나를 의지할 마땅한 사람이 없는 그런 주인공 코너예요..


나같아도 이런 상황이면 내적 불안감이 얼마나 치밀어 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대사는

"치료의 반은 믿음이다. 다 잘될거라는 믿음, 나아질거라는 믿음"

생각해보니 그랬다. 우리가 무언가가 좋아졌으면 할때 이런 믿음이 있는 것에서 부터 출발이 되어졌어요

물론 믿는다고 다 원하는데로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믿음이 없으면 거기서 이미 결론이 나버리는 것 같아요. 그 일은 그냥 안되는 일로.


생각해보면 정말 되어야한다는 믿음이 클수록,

우리 눈동자는 생기로 가득해 빛나고,

얼굴에 활력이 돌고, 사람 자체에서 빛이 났었어요.


영화에서 엄마와의 예전 대화에서 보면

반짝이는 생명력을 넣어주면 그 물체가 생명을 가지게 된다고 하는 부분,이것이 그림으로 표현되고

생명의 한방울로 완성된 그 반짝이는 눈동자가 몬스터가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였는데

특히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정말 반짝임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굉장히 매트하게 건조하게 표현하는 화면의 톤에서 보여주는 대비가

사실 슬프게 와닿기도 했지만, 그 대비의 장면이 참으로 진실한 느낌 가득하게 아름답게 묘사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추가로 영화를 다 보고나서 두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는 이렇게 어려운 순간을 우리는 누구나 겪게 되지 않을까. 그럴때 내가 한발짝 용기내서 나를 들여다 보고 내 얘기를 할 수 있는 존재,

그게 친구가 되었던, 나 자신이 되었던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행복한 일이구나.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고 꽤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는 표현 부분인데, 요즘 대학원생 수업시간에 얘기하던 주제로

같은 사물을 바라보더라도 누군가는 더 멋있게 표현하는 것은 그 사람이 표현의 감각이 있는 것도 있지만.

그 사물자체를 얼마나 생명력있게 바라보고 이해하는가

결국 표현의 이슈가 아니라 인지와 정의를 어떻게 하는가의 사고가 디자인에서 훨씬 중요하지 않나 하는 얘기를 나누었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는 자연을 표현한다고 하면 그냥 산, 나무 초록색이라는 흔한 시선으로 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자연이란 언제 가장 생명력 넘치고 아름다울까 하는 시선으로 찬찬히 바라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한번쯤 눈을 감고, 내안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면 좀 다른 얘기가 보이지 않을까

새벽녁 안개가 자욱한 찬 공기를 가르면서 느끼는 지리산 편백나무 숲의 신선하지만 다소 차가운 느낌,

그 편백 나무 가지 위에 맺힌 이슬방울이 제법 영롱하게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반짝이는 신선함이라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그런 새벽녁의 싱그러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번 영화도 아이의 시선을 보는 것 같지만,

결국 어른인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어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몬스터의 콜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서 감명깊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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