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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나 Jan 26. 2024

MBTI의 I아이 성향의 축구클럽 입성기

축구를 하기로 결심했으나 단체운동인 축구를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어느덧 축구에 대한 결심이 무뎌질 만큼 시간이 서서히 흐르는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차를 타고 가다 여성축구클럽 모집 안내 프랑카드를 보게 되었다. 이번에도 신랑이 먼저 발견하고 알려주었다. 신랑은 여자축구클럽 있는데 한번 나가서 운동해 보라고 권유해 주었다. 일주일에 3번 모임인데, 평일 저녁에 2번, 토요일 아침에 1번 연습이 있었다. 토요일은 힘들겠지만 평일 2번은 육아를 책임질 테니 나가서 운동하고 오라고 등을 떠밀어 주었다.

[골때녀]가 여기 시골까지 여자축구를 입성하게 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 떠미는 손길에 당장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정작 전화를 하기까지 며칠이 걸렸다.


나는 MBTI의 I아이 성향으로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모임에 처음 해보는 새로운 운동을 나 혼자 하러 가야 한다니 걱정과 두려움부터 앞섰다.

적어도 한 명이라도 함께 갈 동지가 있다면 좋을 텐데 떠오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내가 아는 지인들은 저녁시간에 매우 바쁘다. 대부분 유치원이나 초등 아이들의 육아를 하는 중인데 저녁을 차리고, 과제나 간단한 공부를 봐주고, 씻기고 재우며 낮동안 아이와 함께 못한 시간을 채우며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일 것이다. 그 와중에 축구라는 과격한 운동을 하러 만사 제치고 나올 사람이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지금 시골의 전원마을로 이사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주변의 아는 사람도 얼마 없었다.


며칠을 고민하다 처음의 축구를 하고 싶게 만든 계기인 [만성피로를 타파하고 활력이 넘치는 삶]을 생각하며 용기 내어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축구에 관심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축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도 괜찮을까요?"


전화를 받은 여자축구회장님은 호탕한 성격인 듯싶었다. 전화 잘했다고 하시며 클럽에 3-40대 친구들 많이 있다며 내일 당장 구경 와보라고 하셨다.

내일당장, 이라는 단어는 나를 또 두렵게 만들었다.

전화하는데만 며칠이 걸렸는데 내일 당장, 경기장에 구경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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