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우리도 할 수 있어!” 진정성 200%! 축구에 진심인 그녀들과 대한민국 레전드 태극전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소모임 탄생! Goal 때리게 재밌고! Goal 때리게 쫄깃한! 여자 축구의 르네상스가 펼쳐진다.
2021년부터 방영되기 시작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예능의 소개문구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몸싸움도 해야 하는 축구를 여자 연예인들이 이렇게 진심으로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해서, 정말 신기해서 몇 번 보았을 뿐이다.
나는 내 인생에 축구가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축구경기를 보는 것도 응원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월드컵기간에 다들 치맥 한다고 모임 하자고 할 때도,
아파트 전체가 축구열기로 들썩여도,
골을 넣을 때마다 옆에서 신랑이 예! 하며 크나큰 함성을 질러도,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내가 유일하게 축구를 접한 건 2002 월드컵 때이다. 그때는 온 국민들이 분위기에 취해 그 누구도 축구의 매력으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을 때였다. 나 역시 공부만 하던 고3에서 도피처로 축구를 선택하였다. 그저 기나긴 공부의 도피처이자 축구 국가대표들의 팬심으로 응원을 하였다. 그 당시 축구 국가대표선수들과 그때 알게 된 축구규칙이 내 인생축구의 전부였을 뿐이다.
나는 [축알못]이다.
공으로 하는 운동이라면 초등학교 다닐 때 피구,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면서 배운 배구, 배드민턴이 전부이다.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아 몇 번 공놀이를 하다 말았다.
그랬던 내가 축구를 한다고?
나를 아는, 아니 모르는 사람들조차 네가 축구를? 하는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축구를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골때녀에 나오는 한 출연자의 인터뷰였다. 사실 그 인터뷰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신랑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였으나 내게 큰 자극을 준 것이 틀림없었다.
"[골때녀]에 축구를 하는 어떤 모델분이 라디오에 나와 이야기하는데, 매일매일이 피곤하고 힘들었대. 남들도 이렇게 매일 피곤하며 일하며 사는구나 싶었는데 축구를 한 이후로 3개월 만에 삶이 바뀌었대, 지금은 전혀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삶이 활력으로 넘친다던데"
난 그 모델이 누구인지 혹은 신랑이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그 심정은 내가 찾던 바로 그것이었다.
나는일상이 늘 피로하고 힘들어 항상 에너지가 필요했다.
아침에는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낮에는 늘 기력이 없었고 저녁에는 그마저도 에너지가 부족해 집에 오자마자 소파와 한 몸이 되었다.
남들도 다들 이렇게 사는 게 아니었나 보다. 활력이란 게 생길 수 있나 보다.
축구를 하며 오히려 피곤하지 않다니!
삶의 활력이 넘친다니!
나도 그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아침을 가뿐하게 일어나고 하루종일 에너자이저가 된 느낌으로 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으쌰하고 힘내는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런 힘든 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지금 나에게 출구는 오직 축구인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