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거래
CMA에 있던 자금으로 국채를 1억 3천 가량 매입했다. 잔존기간은 15년, 만기상환 시 수익률은 세후 2.8% 정도로 은행 예금 금리보다 아주 약간 높다. 이번에는 만기까지 가져갈 생각보다는 매매차익을 기대하며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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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보아도 장외 가격이 너무 높아서 장내에서 매수했다. 채권은 장외거래가 장내거래보다 훨씬 비중이 크다고 하던데, 가격 비교를 해보면 장외는 영 내키지 않는다. 대충만 생각해도, 최대 수수료 0.3%가 1만 원 기준 30원이니, 장외가격보다 30원 싸게 매입할 수 있으면 장내거래가 무조건 유리하다. 대부분 30원 이상 차이 난다. (잔존기간이 긴 저쿠폰 채권 가정.)
나는 만기까지 가져갈 채권만 장외 거래를 고려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싸게 사고 싸게 팔아야 하는데, 한 번은 몰라도 두 번이나 지불하기에는 숨은 비용이 너무 크다.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다르고 미래에셋의 경우는 심지어 언제 만든 계좌인지에 따라 다르다. 운 좋게도 내 계좌는 낮은 수수료를 내는 계좌이다.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꽁꽁 숨겨두어서 얼마를 내는지 알기가 어렵다. 제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계좌의 거래내역을 보는 것이다. 여기에 입출고시 수수료를 얼마 지불했는지 나온다.
이번에 지불한 수수료는 총 311,280원. 많다. 내 한 달 생활비의 절반이다. 채권 장내거래를 할 거면 꼭 수수료 비교 후 증권사를 선택하자. 수수료 차이가 꽤 크다. 앱 편의성도 고려해야 한다. 장외거래는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놓으면서 장내거래는 불편한 경우가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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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매매차익으로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건강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크다. 종합과세되는 이자와 배당보다는 비과세/분류과세인 매매차익이 건보료 산정 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 한 해에 채권을 5억 원어치 사고팔아 0.6%의 수수료를 냈다고 가정해 보자. 300만 원을 수수료로 낸다. 월 건강보험료를 25만 원 이상 낮춘 게 아니라면 헛수고를 한 것일 수도 있다. 총수익이 예금과 동일할 경우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기준금리가 예상과 달리 오르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말이다.
이런 거 계산하기 귀찮아서 비싸더라도 장외거래를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주식처럼 눈치 보며 호가 부르는 것도 사실 번거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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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계산해 봤다.
예금수익 = 예금이자
채권수익 = 채권이자 + 매매차익
매매수수료 = 투자금*수수료율 + (투자금+매매차익)*수수료율
실수익은 이자에 소득세 15.4%와 건보료 8%를 제한 것으로 계산하자.
기간(n년) 실수익:
세금, 건보료, 수수료를 고려해서 채권의 실수익이 예금보다 커야 한다.
예금이자 * 0.766 < 채권이자 * 0.766 + 매매차익 - 수수료
항을 정리하면 매매차익은 아래와 같아야 한다.
매매차익 > 수수료 + (예금이자 - 채권이자) * 0.766
다시 금리, 투자금, 기간, 매수가격, 수수료율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음.
매매차익 > 수수료 + 투자금 * (예금금리 - 채권표면금리*10000/매수가격) * 기간 * 0.766
매매차익 > 투자금 * 수수료율
+ (투자금 + 매매차익) * 수수료율
+ 투자금 * (예금금리 - 채권표면금리*10000/매수가격) * 기간 * 0.766
매매차익 * (1-수수료율) > 투자금*2*수수료율
+ 투자금* (예금금리 - 채권표면금리*10000/매수가격) * 0.766 * 기간
만기상환은 매도 수수료가 없으므로,
매매차익 > 투자금 * 수수료율
+ 투자금 * (예금금리 - 채권표면금리*10000/매수가격) * 기간 * 0.766
대충의 값을 넣어보자.
투자금 1억 3천, 수수료율 0.3%, 예금금리 3%, 채권표면금리 1.5%, 매수가격 8400원.
매매차익 * 0.997 > 13000*2*0.003 + 13000 * (0.03 - 0.015/0.84 ) * 0.766 * n
구글이 정리해 준 바에 따르면 중도환매 시 최소로 거두어야 하는 매매차익은 이렇게 정리된다.
n에 대해 매도차익을 구하고 매도단가도 역산하면,
n=1: 차익 200만/ 매도단가 8,529
n=2: 321만/ 8,607
n=3: 442만/ 8,686
...
n=14: 1,776만/ 9,548
대충 계산한 것이고 매도 시점이 1년 단위로 딱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대략의 가이드라인으로만 보자. 역시 이러고 있느니 한눈에 보여주는 장외거래가 속편하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