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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3~5도 사이인 것 치고는 오늘 아침 산책길이 묘하게 훈훈했다. 마침 공기 상태도 ‘최고 좋음’이라 집에 돌아오자마자 창문을 열고 환기를 했다. 무려 석 달 만이다. 이번 겨울은 내내 창문을 열지 않았다. 춥기도 하고 미세먼지가 많기도 했고 외풍 막는다고 덕지덕지 발라 놓은 것이 걸리적거리기도 해서.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면서 욕실문을 연 채 (혼자 사니까) 뜨거운 물에 샤워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이는 쌀쌀한 겨울에 해야 맛이다.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야외노천탕 비슷한 즐거움이 있다. 아무 상관없지만 빨래할 때도 창문을 열어놓고 세탁기를 돌리면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샤워를 하고, 롱패딩을 빨고 (이러면 꼭 한파가 오던데), 바닥에 깔아 놓은 러그를 탈탈 털고, 침대 밑 먼지를 쓸고, 베란다 창틀에 죽은 날벌레도 치우고. 봄맞이 대청소까지는 아니지만 집안의 묵은 공기를 털었다.
알고 보니 오늘이 경칩이었다. 나에게 개구리의 피가 흐르는 것일까.
봄이 왔구나. 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