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죽었습니다.
나는 생명이 여전히 내 안에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은 그저 습관에 불과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반복된 기계적인 움직임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자신을 바라볼 뿐입니다. 멀리서 관찰하듯, 삶에서 벗어나 버린 외부인의 시선으로. 그토록 믿었던 나의 존재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그때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과거의 기억 속을 떠도는 존재입니다.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 그 시절을 되짚습니다. 뒤돌아서는 것이 의미 없음을 알면서도, 나는 그때의 그림자를 쫓고 있습니다. 어둠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회상은 점점 더 깊이 파고듭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건 이제 그때의 기억뿐이니까요.
그 기억 속에서 후회가 날 삼킵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같습니다. 후회의 물결 속에서 나는 허우적거립니다. 그것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지만, 나는 이제 저항하지 않습니다. 이 바닷속에서 나는 익숙해졌고, 그것은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희미한 향수만이 남아 있지만, 그것조차 오래된 잔재일 뿐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후회와 그리움 속에 잠겨 부유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났을 때 깨달았습니다. 나는 여전히 죽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시간에 갇혀버렸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도 그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마치 움직이지 않는 나뭇잎처럼, 그 자리에 붙박인 채로. 더 이상 바람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날아오를 수 없습니다. 그저 한 곳에 멈춘 채, 같은 자리를 계속해서 맴돌 뿐입니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었습니다. 떠나가는 게 아니라 남겨지는 것이었습니다. 서서히 그곳에 녹아들며, 아무런 저항 없이. 시간은 흐르는데 나는 그저 그곳에, 그 순간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젠 이해합니다. 내가 생명이 남아있다고 믿었던 그 순간, 이미 죽어 있었음을. 나에게 남겨졌던 것은 오직 기억 속에 갇힌 채 살아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기억 속에서 나를 정의하려 애쓰고, 그때의 나를 붙잡고 있으면서도 결국 그 모든 것은 허무한 몸짓에 불과했습니다.
이 독백도 결국 무의미한 말들의 나열일 것입니다. 나는 내가 살아 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의 일부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것이 나에게 남겨진 마지막 진실이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 그 어느 경계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로.
지금도 나는 그곳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