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을 삼켰더니 마음의 응어리가 됬다.
힘들다, 솔직히.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것인가?푸념하고 싶어도 할 상대가 없다면 속으로 삭이더라도 혼자 해결하는 일이 많아지는 일 말이다.
며칠전 누구에게라도 터놓고 싶은 힘듦이 또 존재했다. 그래도 참고 목구멍 속으로, 가슴 속으로 깊숙이 욱여넣었다. '걔네들도 바쁠텐데, 내가 이야기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말해서 늦은 저녁에 상대방 짜증을 돋구는 건 아닐지.' 라는 이유에서 였다. 문제는 마음 속 응어리는 남았는데 그 할 말이 기억에서 지워져 입 밖으로 도저히 꺼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아픔이었을까?
어제 처음으로 친한 교회 지인들 말고 셀장과 부셀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차 한잔을 했다.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고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나에겐 개인적으로 축복이었다.
그러나 두려운 것은 매한가지 였다. 매 주일 함께 예배보고 같이 밥먹고 차마시는 매번 똑같았던 사람들이 아닌 다른 이들을 만나 내 반경을 넓힌다는 것은 또 하나의 책임을 늘리는 일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셀에 주어진 비용으로 밥을 얻어먹었으니 부득이한 사정을 제외하고 교회를 다시 길게 빠질 수는 없겠다고 느낀 것이다. 그 두려움. 참석해야 한다는 부담감.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찾은 곳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속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꼬박 예배드린지 6주차가 되니 이런 감정도 느껴본다. 어떤 면에서는 복잡해진 일이고 마음이 무겁지만 교회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제 그들에게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혼자 가져가야 할 몫도 있는 것이다. 말할 수 있는 이들에게 내 마음을 터 놓는 것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스킬이다. 상대를 구분해가며 이야기를 하고 마음을 터놓고, 입을 닫기도 하는 나의 변화된 행동은 성숙해져가는 과정이고 나이를 한해 한해 먹으면서 깨달아가는 지혜일까.
비밀이 많아진다는 것. 그것은 참 슬픈 일 같다.
나만의 판도라의 상자에 커다란 보자기를 곱게 싸고 그 위에 다시 싸는 일을 반복하는 것은 행복하기도 하면서 나를 다시 불행으로 이끌진 않을까 하는 염려를 자아낸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또 써내려간 내 속마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다지 고단하지 않도록 애써 일한 내 자신을 다독여본다.
수고했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