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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 Jul 18. 2021

나를 스쳐간 소소한 행운의 시작

정말 오랜만에 쓰는 브런치 글이다. 늘 생각하고 있었지만 선뜻 글이 써지지 않았다. 이전의 글이 워낙 명확한 목표와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진 탓인지, 자꾸만 그만한 주제를 찾느라 시간만 흘렀다. 이제 고작 브런치 북 딱 한 개를 완성했을 뿐인데 말이다.


고민을 하다, 일상을 살다, 또 고민을 하는 시간이 반복되는 동안 깨달았다. 나는 생각보다 성실이나 꾸준함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걸. 이런 고민을 할 시간에 뭐라도 쓰는 게 낫다는 걸 알면서도 쓰지 않는 걸 보면, 주제가 없다는 건 핑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창한 주제 말고 지난 삶을 돌이켜보며 글로 쓸 만한 소재를 떠올리는데, 그제야 한 가지 주제가 떠올랐다. 그게 바로 '나를 스쳐간 소소한 행운'이다.




학교도서관에서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여러 단기직을 거쳐 최근 다시 취업에 성공했는데, 이곳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일도, 사람도 말이다.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내가 경험한 모든 인간 유형 중에서도 여긴 좀 심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쓰게 되려나, 싶던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다.


솔직히 아주 어릴 적부터 돌이켜봤을 때 내 대인관계 운은 정말 바닥이었다. 아주 어릴 적 친구 몇몇을 제외하고는 중·고등학교 친구 중 연락하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오히려 나는 대학교 때부터 인복이 생겼다.


나의 대인관계가 그랬던 건, 대체로 나쁜 상황이나 상대의 잘못인 경우가 많았다. 합리화나 책임회피가 아니라 정말이었다. 어쩜 이렇게 운이 나쁠까 싶을 정도로 매번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 거기에 더해 내 성격도 만만치 않았으니, 깊은 친구를 사귀는 건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호불호가 확실하고, 할 말을 다하고 싶어 하는 성향을 부담스러워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집단에 가건 딱 1명, 정말 단 1명 만은 나를 좋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스쳐 지나가는 동안은 몰랐는데, 이번 직장에서비슷한 상황이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랬다. 나는 매번 내가 겪은 이상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운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희박한 가능성의 행운이 내 삶에 은근 존재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에 관해 쓰고 싶어 졌다. 별별 경험 속에서 나를 버티게 해 줬던 고마운 사람들. 미성숙한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옆을 지켜줬던 사람들.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운이었던 사람들. 그 외 행운이라고 느꼈던 소소한 에피소드도 함께 써 내려갈 것이다.


이 글을 계기로 어느 누군가도 모르는 사이 스쳐 지나 소소한 행운을 돌아보는 기분 좋은 시간을 갖길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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